당신은 내 운명, 당신은 내 웬수
박정수 지음 / 창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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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이혼과 세번의 결혼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밝히고 있는 저자가 제안하고 있는 연인, 부부, 자녀관계에 대한 해법이라,,, 읽기 전부터 책의 내용보다는 저자는 대체 왜? 두번이나 이혼을 하고 지치지도 않고 세번이나 결혼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읽기 시작한다. 이렇게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저자가 제안하는 해법을 들어도 될까?라는 의문도 함께 말이다.

다 읽고 난뒤의 느낌이라면, 부부관계에서 아직도 이런 태도를 유지하고 계시다면 세번째 이혼도 어렵지 않게 실행에 옮기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요즘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너무나도 가부장적인 관점에서의 부부관계에 대한 글이었다. 저자 소개글에 나온것처럼 반면교사하기 위해 읽어야지 해법으로 여겼다가는 관계가 더 안좋아질듯 하다. 남녀평등을 요구하는 여성들에게 이 책의 많은 내용이 욕을 먹을 거라고 예상하고 글을 썼다고 작가는 밝히고 있지만, 내가 특별히 페미니즘적이거나 남녀평등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대다수의 여성독자들에게는 공감을 얻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자녀관계에 대한 관점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하는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연인이나 부부관계에 대한 관점은 공감하기 어렵다. 타임머신을 타고 60~70년대쯤으로 날아간다면 모를까 21세기를 살고 있는 한사람으로서는 대부분의 제안이 불편했다.

남편에게 직장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온다고 연락이 오면 '제발 술 많이 드시고 많은 사람과 좋은 대화 나누고 들어오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아내가 대체 몇명이나 있을까? 있기는 할까? 이런말은 60~70년대에도 하기 힘든 말이지 않았을까 싶다. 남자건 여자건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음주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당한' 이라는 단서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며, 가정생활에 불편함을 줄 정도의 술자리가 받아들여 질 수는 없다. 서로 관심없는 쇼윈도 부부라면 모를까 말이다.

부부관계의 불편한 해법중 공감이 갔던 해법은 서로가 말을 예쁘게 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부분도 '말을 예쁘게 하는 와이프라면 하늘에서 주신 선물이라고 여기고도 남을 것이다'라고 서술하고 있는 지라 괜스리 얹짢아 지기는 했지만, 말을 예쁘게 하는 남편도 하늘에서 주신 선물이라고 여길 수 있다고 생각할 즈음 '상대방에게 말을 예쁘게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어서 동의하는 걸로.

"좋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가장 특효약은 바로 '상대방에게 말을 예쁘게 하는 것'이 아닐까?" (p.98)

이번주말에 자녀교육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반성했던 나의 양육태도를 다시한번 되집어 본다. 학벌과 스펙에 집중하면서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헤아려 주지 못했던 일과 헬리콥터맘 저리가라하게 모든 결정을 엄마인 내가 해주고 있었던 과거를 반성한다.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아이가 베스트원 보다는 온리원이 되어, 스페셜리스트 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 지금 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겠다고 생각해 본다.

"자녀를 정말고 성공시키고 싶은 부모라고 한다면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스펙을 가졌다 해도 지금 이 시대에서는 중소기업을 입사하라고 하고 싶다. 중소기업에 가서 아주 밑바닥 부터 배우는 것이다. 대신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p.261)

연인, 부부, 자녀와의 관계를 '성공'의 관점에서 솔직하게 기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명쾌한 해법이라고 하기에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서 아쉬웠던 책이다. 다만, 짧은 상황에 따른 저자의 해법을 서술하고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읽히는 데다가, 표지가 산뜻하게 예쁘고 내지가 기분 좋아지는 재질이라 구성면에서는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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