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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때려치우고 동네 북카페 차렸습니다 - 회사 밖에도 길은 있다, 행복 충만한 두 번째 인생 성황리에 영업 중!
쑬딴 지음 / 잇콘 / 2020년 2월
평점 :
제목만으로도 부러워지는 책이다. 대기업 입사도 부러운데, 퇴사하고 싶은 요즘 그 엄청난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꿈같은 북카페를 차렸다니... 부러우면 지는거다. 하지만 부럽다. 퇴사도 북카페도,.. 사오정, 오륙도가 판을 치는 요즘 오륙도가 되기 전에 당당하게 퇴사하는 꿈은 어느 직장인이나 품고 있는 꿈이다. 직장생활한지 10년쯤 되면 치솟던 열정은 가라앉고 20년쯤 되면 연금이 어느정도 되는지 퇴직금은 또 얼마인지에 관심이 많아진다. 직장에 대한 열정보다는 내가 소모되고 있다는 생각도 강해지고 말이다.
16년동안 몸바쳐 일하던 대기업 과장을 때려치우고 쑬딴스 카페라는 동네 북카페를 열고 책도 팔고 커피도 팔고 살짝 안어울리는 막걸리도 팔면서 전업작가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쑬 딴 작가님. 애견인들의 로망 대형견 골든리트리버 탄이와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로망 북카페를 한꺼번에 성공한 그분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상한 건 말입니다. 제가 회사를 16년이나 다녔는데, 그 시절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회사를 다니긴 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동료들이요? 미안하지만 거의 생각 안 납니다. 이상하죠." (p.15)
나도 우스개 소리처럼 퇴직후 임대료 안나가는 커피숖에서 착실한 알바생과 함께 예쁜 커피숍을 운영하는게 꿈이라고 말하곤 한다. 물론 반드시 '임대료가 안나가는'이 먼저 해결되야 한다는 조건으로 말이다. 예쁘고 위치도 좋은 카페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서 문닫는 곳을 너무 많이 봐온터라 꿈이 조금 소심해 졌다고나 할까... 이 책을 덮을 때쯤에는 쑬 딴 사장님처럼 임대료가 부담스럽지 않은 곳에 동네 사람들을 친구삼아 카페를 운영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로 소심한 꿈이 좀더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망하면 또 뭐, 어떤가요. 다시 하면 되지요.'
용기가 필요한 문장이다. 항상 그만두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사표를 써서 가슴에 품고 다니면서도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분노하면서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키워야 하고 좋은 차도 있어야 하고 가끔은 멋있는 곳에서 외식도 하고 싶다. 때문에 실패하면 안되는데,,, 회사에 다니면서 나만 참으면 일단 월급이라도 주니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막상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세상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 때부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오롯이 내몫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쑬 딴 사장님의 망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는 말이 묘한 용기를 불러 일으킨다. 그러게 망하면 어떤가! 다시 더 작게 시작하면 되지하고 말이다. (그래도 아직 사표를 쓸 용기를 내지는 못한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챕터의 제목인지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각 챕터의 제목에 눈길이 간다. 100%를 채운 제목은 아니지만 뚜벅뚜벅 조금씩 행복을 채워나가고 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작은 일에 행복해하고 살아가는 끈끈함에 인생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0%, 새로운 인생의 시작
49%, 아직은 낯선 인생 탐험 중
89%, 내가 선택한 삶에 만족하는 법
그만하면 뭐할껀데? 금방 후회할텐데? 라는 말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다가 회사 밖에도 길이 있으며, 행복 충만한 두번째 인생을 누릴 수 있다는 조언이 '내가 지금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직은 퇴사할 용기의 에너지를 백퍼 채우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퇴사 에너지가 백퍼 채워지는 날, 나를 위해 살기위한 여정을 두렵지 않게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술 딴 사장님의 고용주 타니 사장이 쑥쑥 커가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사진이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보통은 작가별로 장르별로 정리되어 있는 북카페의 책꽂이가 책의 색깔별로 정리되어 있는 모습도 새롭고, 커피와 막걸리의 조합이 궁금하기도 하고! 김포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번 쑬탄스 카페에서 분홍분홍한 책한권을 고르고 향기좋은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 물론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옆집 두부와 막걸리 한잔도 좋을 것 같고 말이다! 책을 읽는 짧은 시간동안 대리만족과 함께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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