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술래잡기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자유로운 명탐정 모삼과 연쇄살인범 L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술래잡기. 모삼과 L의 숨막히는 두뇌게임에서 누가 승리를 검어쥘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시리즈 소설이라 한참 몰입된 순간 다음 권을 기약하며 마지막 장만 남는다.

명탐정 모삼의 컴퓨터 같은 프로파일링과 별도로 한축을 이루고 있는 신화 같은 법의관 무즈선의 활약 때문인지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법의관에 대한 흥미가 높아진다.

음침한 분위기의 표지를 넘기자마자 선혈이 낭자한 사건현장이 나타난다. 의식이 있는 상태로 급소를 피해 안겨오는 칼날을 맞고 있는 모삼과 죽음에 이르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 같이 고통스러운 모삼에게 죽지 말고 살아서 게임에 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L이 서사하면서 장면이 전환된다.

검은 그림자는 모삼의 죽음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로지 모삼에게 지옥을 보여주어 차라리 죽는 편이 사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이었다. (p.9)

이름 모를 여인과의 대화에서 안개속을 헤매는 사신과의 술래잡기가 느껴진다.

맞아요. 눈물이에요. 마르가리타는 잊지 못한 기억을 상징하지요.

쓸쓸하고도, 새콤하고 짠, 맑은 것 같으면서도 흐리며, 보이긴 하지만 만질 수는 없는.... (p.21)

혹독한 사건을 겪으면서 기억을 잃었던 모삼은 살인사건 현장을 트리거로 자신에 대한 기억을 되찾게 되고, 사건당일의 기억만을 잃은 채 클럽의 살인사건을 프로파이일링 한다. 다시 만나게된 무즈선은 최면을 통해 모삼의 사건당일 기억을 수면위로 꺼내올리고, 모삼은 개인적으로는 잔인하게 살해된 약혼녀 관팅에 대한 복수를 위해, 공공적으로는 연쇄살인범의 범행을 끝내기 위해 L을 잡기 위한 게임에 뛰어든다.

'타인이 너를 어떻게 대하는 지는 그들의 업보고, 또한 그들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너의 업보다'라고 말한 것처럼 이 세상이 온통 아름다움만으로 가득 차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계속 원한만을 품고 산다면 이 세상은 더욱 더러워 질 수 밖에 없다. (p.207)

L로부터 불평등한 조건의 게임을 제안받은 모삼은 또다시 엽기적인 살인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L과의 게임을 이어가야 한다. 오로지 모삼의 프로파일링과 무즈선의 법의학에 의존해서 정해진 시간안에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L은 이미 그들의 다음 행동을 알고있는 듯 앞서 사건을 해결하며 함께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의 손바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웃으면서 말이다.

L이 게임으로 제안한 사건의 범인들은 하나같이 또 다른 의미의 피해자이다. 과연 모삼은 사건의 딜레마를 딛고 L과의 게임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연쇄살인범의 사건속에 액자처럼 들어있는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모삼과 무즈선의 콤비플레이가 흥미로웠던 후속편이 궁금해지는 소설이었다.

그의 머리에는 아직도 왕충 일가의 이야기가 맴돌고 있었다. 동시에 L의 말이 떠올랐다. '당신에게 보여주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p.308)

오늘의 과(果)는 지난날의 인(因)이고, 오늘의 인은 후일의 과가 될 것입니다. 1년 전의 유인(誘因)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깊게 새겨져 오늘의 만회할 수 없는 사건을 일으킨 것이지요.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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