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밀침침신여상 2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1권이 전대의 악연을 중심으로 금멱, 욱봉, 윤옥의 인연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면 2권은 선대의 악연을 끊고 새로운 갈등과 깊어지는 천계의 사랑으로 이어진다.

질투에 눈먼 천후의 홍련업화로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금멱은 아버지 수신의 애뜻한 간호로 위기를 넘기고, 금멱의 안위를 지키고자 수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력의 반을 투자하여 만든 호법신기 유엽빙도를 건넨다. 금멱이 욱봉의 사랑을 깨닫기도 전 금멱을 지키기위해 자신의 비기 황체봉령을 넘긴 욱봉의 마음도 금멱을 지키고자 하는 수신의 마음과 같았을터인데 이를 깨닫지 못하는 금멱을 바라보는 욱봉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로맨스 소설의 정석을 느낄 수 있다.

"내 모진 말이 떨어진 그때, 그의 눈은 묵직하게 감겼다. 마치 깊이 잠든 아이처럼...(중략) 그는 연기가 되어 흩어졌고, 최후에는 작은 불덩이로 변했다. 비록 작디작지만 그 위력은 실로 대단하여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불타올랐다. 하지만 나는 되레 안전했다. 환체봉령이 나를 지켜 준 덕분이었다." (p.68)

금멱만을 바라보는 두남자 욱봉과 윤옥, 하지만 하늘은 윤옥의 편인듯 금멱의 존재를 알기 전부터 맺었던 약속으로 인해 윤옥과 금멱의 혼인이 진행된다. 하지만 하늘의 장난이었는지 욱봉의 절절한 사랑을 돕고자 함이었는지 혼례일을 몇일 앞두고 금멱의 호법신기로 인해 힘을 잃은 수신이 적의 공격을 받아 혼이 소멸하기에 이른다. 이에 수신의 유일한 혈육이었던 금멱은 아버지를 이어 수신에 오르고 윤옥과의 혼인은 미뤄지게 된다.

버럭쟁이 화신 욱봉에 비해 다정다감했던 야신 윤옥의 음흉한 계략으로 인해 윤옥과 금멱의 혼례일 반란이 일어나게 되고, 이로인해 천계의 판도는 뒤집히게 된다. 홍련업화로 인해 아버지 수신이 소멸했다고 믿는 금멱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화신인 그와 상극인 유엽빙도로 찌르고 소멸되는 욱봉을 바라보며 어머니 재분이 금멱을 지키고자 먹였던 운단을 토한 후 기절한다. 한편, 유엽빙도에 찔린 화신 욱봉은 그녀를 연모하는 조족의 우두머리 수화의 도움으로 겨우 생을 이어간다.

운단을 토한 후 기절했던 수신 금멱은 반년만에 잠에서 깨어나고, 반란을 일으켰던 야신 윤옥은 천제가 되어 여전히 금멱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깨어난 금멱은 알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며 이를 운봉의 강두술이라 여기고 알 수 없는 강두술을 풀기위해 운봉을 찾아 헤맨다. 조족의 수장 수화가 마계에서 지키고 있는 운봉의 시신을 찾아 신비의 명약 구전금단으로 운봉을 살리고, 금멱은 자신이 운봉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강두술에 걸린게 아니었다. 그저 그를 사랑했을 뿐이었다. 내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그 자각은 실로 잔인하고 가혹했다." (p.163)

비틀어진 운명으로 서로를 사랑하면서 서로를 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넘어 이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마치 웹소설을 읽듯이 빠르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본편에 이어 이어진 번외편은 안타까웠던 이들의 사랑을 보상해주듯 사랑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다소 뻔한 로맨스 소설이긴 하지만, 금멱과 욱종, 윤옥의 삼각사랑이 눈앞에 그려지듯 서사되는 글로 인해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로맨스 소설, 특히 인터넷 웹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만족할 수 있는 소설이다.

"금멱은 말하자면 척박한 불모지 입니다. 즉, 전하께서 아무리 사랑을 주어도 금멱은 전하의 사랑에 호응해 주지 못한다는 거지요. 두렵지 않으십니까?"

"하늘과 땅이 아무리 크고 넓어도, 또 그 안에 사는 여인이 아무리 많아도 내가 마음에 둔 여인은 오직 하나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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