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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 - 89년생이 말하는 세대차이 세대가치
박소영.이찬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11월
평점 :
핫한 세대로 주목 받고 있는 90년대생들을 다루고 있는 글들을 즐겨 읽고 있다. 큰 아이가 90년대의 끝자락에 태어나기도 했지만 직장의 후배로 들어오기 시작한 90년대생들의, 나와 다른 정서를 적극적으로 이해해 보려고 하는 작은 노력이기도 하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나와 백만광년쯤 떨어져 있는 것 같은 밀레니얼세대들이 정말 궁금하다!
말미에 기술되어 있는 묘하게 닮은 X세대와 밀레니얼세대라는 설명이 나도 선배들 뒷목 꾀나 잡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89년생들이 말하는 세대차이, 세대가치를 이해하기 전 세대를 구분해 놓은 표에 눈길이 간다. X세대의 중간쯤에 세상에 등장한 나는 밀레니얼 세대를 지난 Z세대의 부모다. 우리나라의 허리와 같은 역할을 하던 386세대를 지나 태어난,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변되는 X세대가 등장했을 때도 지금의 밀레니얼세대 등장만큼 기성세대들을 혼란속으로 밀어넣었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처럼 기성세대들이 이해못하는 세대가 X세대 였다. 하지만 X세대는 선배들의 '나 때는 말이야'를 잘 들어주면서 그들의 요구를 수용한 약간은 어중간한 세대다. '나 때는 말이야'는 해성처럼 등장한 말은 아니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해서,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는 태풍의 눈이었다. 밀레니얼세대를 맞아 Latte is a hourse로 전락했지만 말이다.
밀레니얼세대의 키워드 "공정, 효율, 존중, 가치, 성장, 안정".... 도대체 요즘 후배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키워드들을 듣고 보니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
9시 출근, 반드시 과장님, 팀장님 출근전 내가 먼저 출근했던 우리들 세대, 하지만 밀레니얼 그들에게 이런 원칙은 통하지 않는다. 사무실 로비에서 방황하다 입장할 지언정 9시전 출근에 내 시간을 내어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해가 안가는 한편, 멋있기도 부럽기도 하다. 이제와서 고백하는데 나도 신입사원 때는 9시 출근 6시 퇴근을 꿈꾸곤 했지만, 행동할 용기가 없었다.
한가지 이슈를 90년생, 80년생, 70년생이 생각하는 대로 분석해 둔 도표를 보면서 그들이 이해되는 한편, 내가 늙었구나 싶어서 서글퍼진다.
90년생 밀레니얼들이 당돌하기는 하지만 어찌보면 매우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어진 시간안에 효율적으로 일하고, 일한 성과만큼의 인센티브와 실패에 대한 책임을 당연히 여기고, 일과 나의 삶이 균형잡힌 안정적인 일상이야 말로 모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이지 않은가!
4차 산업혁명, 공유의 시대, 긱 이코노미, 플랫폼기업, 크리에이터, 포노사피엔스 등등...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고 떠들어대고 기존의 방식대로 살면 안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한다. 고정관념을 깨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고정관념은 특별한게 아니다. 틀린게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밀레니얼들은 그 기성세대들을 존중해주고 기성세대들은 밀레니얼들을 존중해주는 것이 고정관념을 깨는 시작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다 훌륭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이효리의 말처럼 소박한 행복을 꿈꾸며,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진정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방시혁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가 겪고 있는 '꿈이 없음'과 그들이 추구하는 '소박한 행복'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자신이 경험을 녹여냈으며, '이렇게 살아라'라는 조언 대신 앞으로 자신은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지를 다짐했다. 이효리씨의 짧지만 임팩트 있는 말 속에는 아이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도 된다는 위로가 담겨 있다." (p.130)
선호하는 소통의 방법이 각각 세대별로 다르다. 어중간하게 낀세대인(이 책에서는 기성세대로 분류됨) 나는 대면, 전화와 메신저를 두루 사용하는 편이다. 선배들과의 소통은 주로 대면과 전화를 사용하고 동료나 후배들과의 소통은 메신저가 훨씬 편하다. 주관적으로는 대면, 전화보다는 메신저와 문자를 선호하지만 종종 혼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상대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분명 '아'와 '어'가 다르다. 개떡같이 말하면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없다.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는게 정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은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나의 의사를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개떡같지 않은 찰떡같은 진리다.
앞으로 점점 늘어나는 밀레니얼들에게 꼰대로 분류되지 않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 내가 당면한 현실이다.
"누구나 어디에서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에어비엔비 미션)" (p.181)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협업 보다는 책임이 분산된 독립되고 자율적인 일에 익숙한 밀레니얼들에게도 '소속감'은 중요한 이슈다. 잦은 이직과 개인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소속감이 중요하지 않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업의 가치와 비전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 만으로도 자발적 동기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비전과 가치가 그저 좋은 말로 이루어진 전시용으로 쓰이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이 시점에서 나는 아이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엄마였는지, 후배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선배였는지, 막연하게 나 때는 말이야만 강요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융통성 없는 교육을 받고 자란 X세대 화성인 김팀장과 창의성과 개성을 키우며 사바사 & 케바케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밀레니얼세대 금성인 김사원이 지구에서 만나 행복하게 살기 위한 매뉴얼 같은 글이었다. 더불어 짬짬이 분석되어 있는 이슈 데이터는 나와 그들의 생각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정보였다.
거침없는 그들, 밀레니얼들과 부딪히기 위해서 그리고 그들의 보편적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40대의 중간관리자 그어디쯤에 있는 직딩들에게 꼭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Latte is a hourse가 아닌 진심으로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나 때는 말이야를 만들고 싶은 X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의미있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