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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숨겨진 얼굴 -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조작부터 은밀한 섹스 토이까지
라이나 스탐볼리스카 지음, 허린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의 숨겨진 얼굴은 제목처럼 인터넷의 편리함 뒤에 가려져 있는 보통 사람들은 무심코 넘겨버리기 쉬운 인터넷의 보안에 대해 다룬 글이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테블릿, 노트북 등 개인 정보통신장치 뿐만 아니라 IoT라 일컷는 사물인터넷까지 첩첩산중으로 둘러쌓인 인터넷의 세계에 살고 있다.
최근 아동 음란물 유포사이트를 운영하던 한국인 손모씨가 검거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상을 떠들썩하게한 사건이 있었다. 다크웹으로 숨겨져 있던 최대의 아동음란물사이트가 발각되고 운영자는 처벌을 받았으나, 그 처벌 수위가 매우 낮은데 분노한 대중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고 정부 답변기준 20만명을 훌쩍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아내기도 했다.
제목만으로도 어두침침하고 뭔가 부정적인 것을 숨기고 있을 것만 같은 다크웹, 나 같은 무지한 사람들은 찾아 들어가기도 어렵겠지만 한번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헤어나기도 어려운 늪과 같은 암흑의 세계로 추측된다.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 없이는 잠시 잠깐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만큼 인터넷, 정보통신망에 포위되어 있다. 물론 인터넷의 순기능이 훨씬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하니도 빠짐없이 감시되고 있다면? 생각만해도 소름끼치는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라는 미명하에 나를 엿보고 있는 것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일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미국의 애국자법 사례와 같이 합법적이기까지 하다.
"근본적인 자유와 보안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 관계를 의미심장하면서, 점점 더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주제이다." (p.107)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자유이용소프트웨어는 사용자에게 코드의 이해, 공유, 변경, 변형된 프로그램 개발의 자유를 부여한다. 이로 인해 많은 프로그래머들은 오픈소스를 이용하여 짧은 시간 유용한 프로그램을 만들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자유이용소프트웨어, 오픈소스는 그 어떤 보호도 제공하지 못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건이다. 폭스바겐은 소프트웨어 조작을 통해 테스트 이후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하는 방식(전산조작)으로 디젤게이트를 일으켰던 것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감사, 감수를 강조하는 이유이다.
"많은 이들이 디젤게이트 사례를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자유이용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를 사용할 것을 적극 호소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호소에도 실질적인 변화는 바로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진행 중인 폭스바겐 사건의 내려질 판결이 변화를 가져올 충분한 계기가 되길 고대할 뿐이다." (p.143)
또 하나의 주요이슈로 보안의 취약점을 활용하여 활동을 하고 있는 해커들을 빼놓을 수 없다. 초기 해커들은 범죄조직의 대표적인 두뇌로 활동하는 부정적인 이슈로만 다뤄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 이들의 활동 양상에 따라 정보보안전문가로 분류되는 흰모자-화이트해커, 보안을 뚫어 악의적인 일에 사용하는 나쁜사람들 검은모자-(블랙)해커, 선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하는 회색모자-핵티비스트로 분류되고 있다.
이외에 새로운 형태의 언론, 새로운 방식의 저널리즘으로 불리는 위키리스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각종 디지털 도구들을 활용하여 정보보안을 뚫은 익명의 내부고발자들에 의해 문서유출이 일어나고 이렇게 유출된 문서가 모이는 대표적인 곳이 위키리스크이다. 초기의 위키리스크는 모여진 날 것 그대로의 정보를 유통하고 있었다면 2010년 4월 부수적 살인 공개를 계기로 미디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인터넷의 편리성과 막대한 정보공유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문명의 이기다. 못 뚫는 것이 없는 창과 못 막는 것이 없는 방패와 같은 것이 인터넷의 정보와 보안기술이라 할 것이다. 인터넷의 세상을 벗어나서 살 수 없다면 나의 정보를 지킬 수 있는 깨어있는 사용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당신과 나는 디지털 시대의 신뢰를 둘러싼 쟁점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p.412)
나의 안전한 디지털라이프를 위한 최소한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용어가 많은데다가 보편적인 관심분야가 아닌지라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책이다.
나처럼 인터넷 보안기술과 관련한 지식이 미약한 수준의 독자라면 자칫 읽다가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지식수준이 미약한 독자라면 책에 언급된 사건 검색 등을 통한 흥미유발 노력과 주제별로 끊어 읽기를 권하고 싶다.
다소 어렵지만 안전한 디지털라이프를 위해 한번쯤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