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 (일러스트 에디션) 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
김은상 지음, 배민경 그림 / 멘토프레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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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 일러스트에디션은 김은상작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묘 델마를 추모하면서 지난 3월 출간한 동명의 소설에 일러스트를 포함해서 재발간한 소설이다.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고양이 일러스트와 함께 반려묘와 감정을 교류하고 있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돤 소설이다.

김은상작가는 2015년부터 루이스, 브래드, 두두, 삐삐 네 마리의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고양이 알레르기가 심해서 알레르기약과 기관지 확장제를 달고 산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마다 길냥이들에게 밥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반려묘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주변의 길냥이들에게까지 마음이 쓰이겠지만서도 내가 만약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과 함께 고양이 델마에게 가는 여행을 시작한다.

1인칭 화법으로 쓰여진 델마는 주인공 소년과 그의 고양이, 그녀의 첫사랑 경화와 이름 모를 길고양이, 성인이 되어서 만난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고양이, 업무 때문에 알게된 남자와 그의 헤어진 여자친구, 그리고 어렸을 때는 신나게 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시골초등학교에 보내고, 이혼 후 공부에 집착하는 교육열을 보이는 그의 엄마와 그녀의 고양이 마음이에 대한 사랑과 애증, 갈등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나의 경우에는 각각의 등장인물간 개연성을 잇는 일이 조금 어려운 글이었다.

고양이가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나의 무릎 위로 올라와서 가르릉 거리고 있는 건지, 나에게 올때마다 조금씩 상처가 늘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서 나에게 오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무릎쓰고 있다고 말함다. 이런 고양이와의 사랑을 말하는 걸까 화자는 점점 고양이가 되어가고 있다.

“고양이가 누군가의 무릎에 앉는다는 건 자신의 생명을 맡긴다는 뜻과 같아.” (p.57)

“고양이를 쓰다듬어 보면 알 수 있어. 작고 약한 동물들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p.57)

늦잠으로 출근을 서두른 날, 어른이 된 소년은 델마와의 아침인사를 소홀하게 하고, 하필이면 꼭 필요한 저녁자리가 생겨 늦은 귀가를 했을 때 사라져버린 고양이 델마. 이로 인한 상실감과 가출했던 델마가 걸어서 나에게 오기 힘들 정도로 상처를 입은 사실을 알게되고, 안락사를 권유하는 의사에게 슬픔에 못이겨 거친 반항을 하지만 델마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만다. 어른이 된 소년은 델마가 나빠질까봐 안아주지 못한 어제를 애달프게 후회한다. 마음껏 사랑해 줄걸, 마음껏 안아줄걸....

“나에게 마지막 인사로 체취를 남길 때 그 고양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때는 나만 슬프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고양이가 더 슬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p.101)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아’와 ‘어’는 엄연히 다르다는 작가의 행간을 읽을 수 없었다. 같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다르다고 말하지 않아도 다른 것을 왜 굳이 빈번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조금 답답했다.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간혹 회자되는 조금 난해하고 어렵다는 나도 다르지 않음에 위안을 삼아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짧게 빨리 읽히는 소설이기도 하고, 시처럼 소설처럼 쓴글이라 두세번의 완독이 필요한 글이다. 하지만 지난 봄 발행된 소설과 달리 추가된 일러스트는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모습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소년의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오늘도 나의 퇴근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우리집 반려견을 떠올리면서 델마의 편안한 안식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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