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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 혼자 살아보고 싶은 이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선주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0월
평점 :
결혼을 이미 했으니 실행해 옮길 수는 없지만 성년이 된 이후부터 쭉 가지고 있던 나의 희망아닌 희망 ‘혼자살아보기’에 대한 책이다.
혼자살아보기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건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의 반대였고 작가가 초기에 겪었던 것처럼 생각보다 많은 비용과 무서운 밤(?)이 이유였다. 지금도 집에 혼자 있으면 보지도 않는 TV와 듣지도 않는 라디오를 켜고, 방방마다 불은 훤히 켜두고도 괜히 쫄아서 잠을 잘 못잔다. 엄청난 쫄보면서도 ‘주거독립’은 엄마의 잔소리와 통금을 벗어나고 싶은 나의 꿈이었다.
저자는 고시텔을 시작으로 지금은 햇볕 잘 드는 원룸에서 8년째 혼자살고 있는 짧지 않은 자취경력을 이야기하면서 자취를 자신만의 취향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자취에 대한 새롭고 명랑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오로지 ‘밥’에 맞추고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자취(自炊, 손수 밥을 지어먹으면서 생활함)에 대한 해석을 주도적인 삶으로 전환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살아가는 삶으로 바꿔 정의하고 혼자 살아가는 삶을 위해 준비해야하는 것과 포기해야할 것 그리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어릴적 꿈꿨던 자취는 엄마의 잔소리와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이런 마음으로 자취를 했으면 십중팔구는 다양한 컵라면(냄비 설거지 조차도 귀찮아 했을 듯)으로 삼시세끼를 해결하고, 동트기전에 잠자리에 들어서 해가지기 직전에 겨우 일어나는 거의 좀비같은 생활을 했을 것이다.
혼자 살때 필요한 것들과 함께 혼자살아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써내려간 글이 맗다.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만족하는 삶을 살기위해 정리하고 비우는 삶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면서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충분히 넓고 만족스럽지만 아무 이유없이 더 큰집을 원하고,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옆집 아이보다 내 친구 아이보다 공부도 잘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지금의 삶도 충분히 만족해야하는 삶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람들의 행복의 빈도가 잦을 때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 작아도 확실한 행복을 원하는 소확행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p.84, 부산대 심리학과 설선혜 교수)
혼자사는 삶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글은 아니다. 생활의 일부를 비우고 자신을 채워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 하는 글이었다. 명상과 독서를 통해 자신의 영혼을 살찌우고, 자취방 무드등 아래서 좋아하는 음악과 맥주 한캔을 마시는 소소한 즐거움을 알게 하는 글이었다.
“자신의 행복을 중요시하고 현재를 즐기는 사람을 뜻하고 ‘욜로(YOLO)’ 열풍에 이어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나 홀로’와 ‘욜로’의 합성어인 ‘횰로’ 트렌드가 주목받을 전망이라 한다. YOLO~ YOLO~ 처음에는 그 단어가 무엇인지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횰로’의 삶을 완벽하게 살고 있는 중이다.” (p.159)
조금만 더 어렸더라면, 아직 미혼이라면 혼자 있는게 무섭더라도 한 번쯤 꼭 혼자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항상 자식을 위한 걱정으로 당신을 삶을 채우고 계신 부모님께 감사할 수 있는 시간도 갖게 하고, 오롯이 나의 시간을 갖고 나와 대화해야 하는 이유와 가끔은 무심하게 멍떠리고 있을 수 있는 잠깐의 쉼표 같은 여유를 느끼게 했던 책읽기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