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정말 못말려! 서로를 바라보는 집사와 고양이, 고양이는 정말 못말려!

고양이는 정말 못 말려!
벡시 멕플라이 지음, 메간 린 코트 그림, 이지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휘리릭 넘기면서 가볍게 읽기 좋은 일러스트가 많은 그림책을 좋아한다.

그림책은 왠지 아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책읽기에 지쳤다고 생각이 들 때쯤 한권 딱 읽어주면 다시 책읽기에 돌입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특히나 고양이나 강아지같은 동물들이 등장하는 그림책은 우리집 반려견이 생각나서 읽는 동안 더 흐믓해 진다.

고양이는 정말 못말려는 인간(집사)와 고양이가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을 츤데레처럼 시큰둥하게 써내려간 글이다.

왜 고양이들은 내옷에 털을 묻히고, 내 침대에서 털 고르기를 하는 걸까?

왜 인간들은 내 털에 손자국을 내고, 내가 목욕하는 곳에서 자려고 하는 걸까?

사람과 반려동물이 서로 대화할 수 있다면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면서 투덜거림직한 대화들이 책을 넘기는 동안 웃음 짓게 한다.

고양이란 녀석들은 아무리 좋은 장남감을 사다줘도 재활용쓰레기로 버리려고 구석에 놓아둔 상자에 자리잡고 집사를 아련하게 바라보지를 않나, 컴퓨터를 켜고 e-mail이라도 보내려고 하면 어느틈엔가 모니터앞을 가로 막고 있다.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우리집 반려견 둘리님께서는 흉칙허게 배를 내놓고 발라당 누워서는 심심하다고 놀아달라며 나를 째려보고 있다. 상전같으니라구~

집사에게는 고양이 대사전, 고양이에게는 인간 대사전이 될 법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글과 그림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느낄 수 있는 끈끈한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서로가 꼭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고, 아무 조건없이 마음을 주고 받는 관계를 표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훈훈해 진다.

인간은 정말 못말려!

아니, 고양이가 더 못말려!

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어.

맞아, 묘한 매력이 있지

똑같은 장면을 고양이와 집사가 서로 주고 받듯이 쓰여진 문장은 절친의 만담같이 읽혀지고, 장면마다 아련하게 나를 바라보는 듯한 고양이 그림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책이다.

아이들도 좋아하겠지만, 어른들의 지친마음도 동심의 세계로 데려다 줄것 같은 책이다. 여유를 갖고 싶은 어른들이 읽으면서 힐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