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습니다.. - 그렇게 말해도 이해할 줄 알았어!
김윤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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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무 멋지다!

항상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들으라고 구박만 받다가,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는 다니! 이 얼마나 속이 뻥 뚫리는 제목이냔 말이다!

그리하여, 제목만 보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택한 책이다.

그렇게 말해도 이해할 줄 알았어!

누가? 내가? 그럴리 없어! 못알아듣는다구!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다만, 여타의 소통 관련 서적과 다른 점이 있다면(내가 느끼기에) 대화를 나누는 사람간의 소통 방법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나에 대한 '공감'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는 글이었다.

보통 공감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거나 이해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말하라고 하는데, 이 책은 대화에서 상처받은 나를 먼저 공감하라고 말한다. 보통의 방법과는 다르지만 나를 위해서 꼭 필요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욕구를 돌볼 책임자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p.141)

동시통역사가 되고 싶었던 김윤정 작가는 영포자에 대한 자신의 이해 부족으로 20대를 방황하다가 상담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동시통역사에 대한 미련으로 상담사가 아닌 공감통역사로 자신을 소개한다고 유쾌하게 책의 시작을 연다.

5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연애와 결혼, 부부, 친정과 시댁, 자녀, 그리고 직장에서의 소통방법에 대해 작가의 상담사례를 예로 들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내담자를 다독이기 보다는 내담자의 생각이 잘못된거라고 화끈하게 조언하고 함께 방법을 찾는다. 우물쭈물 공감하는 척이 아니라 진짜 공감할 수 있는 상담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나는 특히 2장의 부부관계와 결혼생활, 4장 양육, 그리고 자녀와의 관계가 특히나 마음에 와 닿았다.

부부와의 대화에서 소개된 관계를 망치는 언어습관 "잘비당책강"은 평소 나의 언어습관 같아서 당황스럽다. 심지어 이런 태도는 나의 욕망이 좌절되었을 때 쉽게 나타난다고 하니, 서로 상처받는 잘못된 언어습관을 뼈속깊이 품고 대화를 하고 있었던 거다.

"잘잘못 따지기

비교하기

당연시하기

책임 전가하기

강요하기" (p.65)

잘못된 언어습관을 통해 서로가 감정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 쏟아내고 있는 말들로 팽팽하게 당겨지고 상처 받고 있는지 알게 한다. 내가 평소 우리 남편에게 자주 하고 있는 대화 태도라 책읽기를 계기로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내가 다 읽고 난뒤, 우리 남편 손에 책을 들려줬다)

"남자의 침묵과 거리두기는 여자에게 '버려짐'을 의미하고, 여자의 극단적인 말은 남자에게 '무능력'을 의미합니다." (p.94)

지금 우리집 상황하고 싱크로율 백퍼였던 사례, 그런데 이런 상황의 이유가 아들과 아빠가 아닌 엄마인 나 일 수도 있다니 충격이다.

나 또한 소개된 사례처럼 싸움을 말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태도가 모호했던 건 사실이다.

나도 우리 아들한테 오늘은 꼭 한마디 해야겠다.

'아들~ 그렇게 함부로 말하면 엄마랑 아빠랑 상처 받는다. 다정하게 부탁해 ^^'

아이에게 내 생각만 강요하지 않고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대화법도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책읽기를 마친다.

"어머니의 꿈은 어마니가 실현해가시고, 아이가 꿈을 꾸고 그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에 그저 함께만 해주세요. 바로 그것이 사춘기 부모의 역할인 듯합니다." (p.253)

소개되어진 사례가 특별한 사례가 아닌 일상에서 다수가 겪고 있는 사례와 느끼고 있는 감정이기 때문에 공감과 이해도가 높은 글이었다.

글의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여백을 담은 흑백 사진은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하는 일상에서,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는 것 같아서 오래도록 눈길이 가는 페이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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