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의 꽃이었으면
류인호 지음 / 이노북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읽은 두번째 여행에세이

여행에세이 답게 간결한 글과 풍부한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왜 여행을 주제로 하는 책들은 이렇게 분홍분홍할까??

"내가 너의 꽃이었으면"은 - 본적은 없지만 느낌상 - 오로라가 쫘악 펼쳐진 너른 벌판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표지다. 이쁘다. 표지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류인호작가는 군대에서 한권의 책을 읽은 계기로 여행을 준비하고 꿈을 쫓어 인생을 여행하는 낭민적인 사림이 되고 싶디는 생각으로 29개국 66개 도시를 여행하고 이책을 썼다고 한다.

스물 둘, 청년들의 꿈이 없음을 한탄만 하고 있는 이때 용기를 내고 꿈응 향해 앞으로 전진한 멋진 청년 같다. 용기와 추진력이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제목답게 "꽃"을 주제로 하는 거의 글에 자주 인용되는 김춘수님의 "꽃"으로 독자를 맞는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329일간의 여행기를 자랑내듯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간간히 담긴 사진은 - 여행에세이인데 인물사진이 굉장히 많다 - 보는 사람도 저절로 미소 짓게 할만큼 밝은 표정이다. 너무 즐거워 보인다. 또한번 부럽다.

"평범한 하루였던 오늘도

당신의 웃음 덕에

하루가 즐거워 져요" (p.55)

여행지의 풍광과 그곳에 사람들 틈에서 끊임없이 사랑하는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 사람에게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는 마음이 엿보인다.

여행은 다시 돌아오기 위해,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 떠나는 거란다.

짧지 않은 여행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 있는 지금

복을 노래해요" (p.122)

너에게 가는 길

긴 시간과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한걸음씩 너에게 다가가고 있음을 속삭이는 것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가 끝나고 외전처럼 작가가 여행한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과 짤막한 한줄의 글이 이어진다.

"Singapore 이 떨림은 긴장일까 설렘일까

Vietnam 여전히 너였다

India 너를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을까

Finland 널 만난 뒤, 나 아닌 우리

Botswana 넌 뭘 해도 예뻐

Tanzania 긴긴 여정 끝에 너에게 닿길

Bali 다시 돌아, 봄"

여행에세이라기 보다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쓴 편지글에 가까운 느낌이라 약간 갸우뚱하게 되는 책이긴 하지만,

에세이 보다는 시집으로, 분야를 따지지 않고 읽는다면 예쁜 감상에 젖을 수 있는 시집이었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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