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뻐꾸기다 일공일삼 52
김혜연 지음, 장연주 그림 / 비룡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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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제15회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으로 화제가 된 '나는 뻐꾸기다'


뻐꾸기는 아빠가 안 계시는데다 엄마와 헤어져 외삼촌댁에 살고 있는 동재를 의미하지요.


뻐꾸기는 자기 새끼를 낳으면 다른 뻐꾸기 둥지에 데려다 놓는데요,


그래서 어린 뻐꾸기가 성장해서 독립할때까지는 다른 뻐꾸기 품에서 자란다고 합니다.


외삼촌댁에 맡겨진 동재의 신세가 바로 그 뻐꾸기 신세인거죠.


 


마음 의지할 곳이 없는 동재에게 앞집 902동 아저씨는 큰 위안이 됩니다.


902호 아저씨 역시 아이들 유학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져 외롭게 사는 기러기 아저씨거든요.


매일 술에 쩔어 살고, 가끔 혼자 집으로 돌아와 흑흑...울기까지 하는 아저씨 신세 역시


동재신세마냥 외롭기는 마찬가집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이혼하자고까지 하고, 유학 보내놓은 두 아들 중 둘째녀석은 적응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한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동재가 어찌나도 안쓰럽고, 어떻게 결말이 날지 너무너무 궁금해서 손을 놓을수가 없더라구요.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 그것이 나는 뻐꾸기다가 황금도깨비상을 받게 된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노련한 플롯설정, 사소한 삶이 구석구석 적절하게 잘 표현된 것도 큰 이유가 되겠지만요.


 


이 책을 쓴 작가는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다가 전업주부가 되었는데,


오년전 어느날 어린이책 관련 강좌를 듣고, 그때부터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때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그리고 오년이 흐른 지금은 고등학생...


제가 주부가 되어봐서 그런지,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 전업주부가 되었다가,


그제서야 진정 본인이 원하는 일을 새로이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기분좋게 다가왔구요,


주변에 그런분들이 종종 계신것 같아서 참 보기가 좋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저도 아이보는게 일단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또다른 나를 발견하는 일이 참 좋은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키우는 일이 딴생각할만큼 그렇게 녹록치 않은 일이긴 합니다만...)


 


그저 유유자적하면서 편하게 사는 인생보다는,


열심히 몸을 굴려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삶, 그런 삶이 제가 바라는 삶이거든요.


 


이야기가 딴 길로 흘러들어갔네요...


다시 책 이야기를 하자면, 우야든둥 동재는 그렇게 그리워하고 갈구하던 엄마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물론 지금 당장 같이 살지 어쩔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엄마도 동재를 그리워하고 소중히한다는 것만은 확실하지요. 그것만으로도 고민의 90%는 해결된듯합니다.


그리고 902호 아저씨도 해외에 다녀오고 이혼 이야기는 어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둘째둥이를 데리고 옵니다.


 


앞으로 902호 아저씨와 그의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동재의 거취가 궁금해지게 하는 결말이네요.


 


소파에서 책을 읽는동안 예삐가 '나도 책 읽어줘~' 하면서 그림책을 가져옵니다.


엄마가 책을 읽고 있으면 종종 다가와서 나도 읽어줘~하는 예삐가 참 사랑스러워요.


전엔 엄마 읽지마~ 이랬는데, 이젠 본인도 읽겠다고 하는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을수가 없네요.


조금 더 자라면 엄마 옆에서 독서하는 예삐의 모습도 볼 수가 있겠죠? ^^


 


이 책은 조카둥이에게 선물해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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