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 어느 고양이 이야기 우리 작가 그림책 (주니어랜덤) 10
박소윤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고양이 이야기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박소윤 글·그림

주니어RHK 출판

우리 작가 그림책10

 

이름 없는 고양이의 오랜 기다림

 

예쁘고 멋스러운 고양이들이 수두룩하게 등장하는 그림책.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글자 없는 그림책이지만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그림책을 가득 메워 허전함을

찾아볼 수 없는 예쁜 그림책이다.

10년 전,

아이들 삼촌이 길을 가던 중 길가의 쓰레기통에서 봉지에 쌓여 버려진

새끼 고양이들을 구조했다는 전화를 받았었다.

~ 그게 사람이 할 짓인가 싶었는데 유기묘나 유기견 관련 기사들을 접해보면

정말이지 사람들의 이기심이란 굉장히 위협적이다.

 

어쨌든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삼촌은 나머지 녀석들을 모두 분양에 성공하고

루나라는 고양이 한 마리와 가족이 되었었다.

 

비록 몇 주 전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루나 이름이 이 책에 등장했는데

평소라면 반가움에 퍼뜩 사진을 전송했을 텐데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이들 삼촌이기에 조금 미루어두었다.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처음, 동네의 거리를 담았던 그림책은 어느새 거리와 따뜻한 거실이 함께 그려지며

하나의 배경으로 담긴다.

다른 공간임을 눈치챌 수 없도록 정교하게 섞여 있다.

함께 담으며 나른하고 평온한 고양이들의 일상이 그려졌다.

(아이와 앞, 뒤 면지의 달라진 그림 한 가지를 찾기 위해 마지막까지 집중했다.)

 

마치 숨은 그림이라도 찾듯 아이와 달라지는 그림들을 쫓으며

그림을 살피는 맛이 더욱 깊어갔다.

거리에서 실내로, 낮에서 밤으로, 변해가는 날씨와 계절을 만나고

바라보는 재미가 솔솔 했다.

 

코코~” “루나~” “초코~”

예쁜 이름을 가진 각각의 고양이들은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함께 어울리던 고양이들의 수가 점점 줄어든다.

 

나중에 남은 한 마리의 고양이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길 바라며

차가운 바닥에 오도카니 앉아있다.

 

아마도 이 녀석은 이름이 있던 아이겠지 하며 안타까울 때

나비 한 마리를 따라 외로이 거리를 떠나는 고양이 한 마리.

언젠가 이 고양이에게도 예쁜 나비라는 이름이 붙여지길 바라며

왠지 모를 안타까운 여운을 남긴 그림책.

 

고양이를 유난스레 좋아하는 두 아들이 자기들이 데려오고 싶다고 아우성칠 만큼

짠한 마음이 남는 그림책이었다.

 

기운 펄펄 장난기 많은 두 아들인데

길고양이와 마주하면 고양이가 무서워하거나 놀랄까 봐

아주 신중하고 조심성 있다.

그토록 키우고 싶은 고양이지만

끝까지 책임져야 할 신중한 일이기에 선 듯 허락해 줄 수가 없다.

 

10년을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극정성으로 유기묘의 집사가 기꺼이 되었던

아이들 삼촌이자 나의 오빠,

퇴근 후 쓰러져 있는 루나를 마주하며 얼마나 슬펐을지,

동물병원에서 사인을 듣는데 오열을 하느라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이름있는 고양이 루나를 만나며

앞으로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이기심에 동물들을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일이 없길

아이들과 바랐다.

따뜻한 그림과 비록 글자는 없지만

충분히 작가의 생각과 마음을 전해 들을 수 있었던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박소윤 작가님의 후속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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