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제시카 란난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제시카 란난 글·그림

박소연 옮김

달리 출판

 

소리 없이 아이와 눈빛 교환만으로도

웅장한 스토리를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났다.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사람마다 그림책을 읽는 이유는 참 많다.

 

우선 내가 엄마로서 아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은

엄마가 보여줄 수 있는 세상에 한계를 넘고 싶어서였다.

 

아이에게 엄마가 보여주지 못하는 세상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

풍요로워질 마음을 분명 알기에 오늘도 그림책을 잡지 않나 싶다.

 

어른이 되어서야 만난 그림책들에서

어른이기에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곤 한다.

그림책엔 울고 웃을 수 있는 수많은 행복이 숨어 있음에 늘 놀라곤 한다.

 

이번에 만난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6살과 9, 아이들에게 소리도 없고 글자도 없는 이 그림책은

아이들을 흠뻑 매료시킬 만큼 큰 힘을 가졌었다.

 

아버지와 아이가 새벽녘 어업을 하러 바다에 나간다.

배가 휘청할 만큼 많은 물고기를 거둘 때쯤

가까운 곳 어두운 바다 밑에서 고래 한 마리가 그물 줄에 뒤엉켜있다가

아들에게 발견된다.

 

고래를 구하러 가야 한다는 아이와 다르게 아버지는 시간이 없다며

일을 서둘러 하려 하지만 아들은 다짜고짜 아버지 팔을 잡아끌어

고래 곁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아버지와 고래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인간과 고래.

이 동등한 소중한 생명체 앞에서 아버지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주저 없이 아버지는 바다에 뛰어든다.

글자 없는 책들을 많이 만나왔지만

사실 글자 없는 책은 엄마들에게 굉장한 부담이 되는 책이다.

 

우리가 미술관에 가서 소리 없이 그림을 감상하듯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미술관에 걸린 그림들을 천천히 감상하듯이 편안하다.

 

아이와 책장을 천천히 넘기기만 하면 될 뿐

눈빛 교환만으로도

충분히 이 굉장한 스토리를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글자 없는 책은

아이가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수많은 상상을 하며 매번 볼 때마다 이야기가 달라져서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다고 하는데

이 책은 정말 마음 졸이며 아이들과 표정 하나만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의 해설은 더 마음이 아팠다.

 

매년 30만 마리가 넘는 고래와 돌고래들이 그물에 걸려 죽는다고 한다.

 

바다라는 자연을 파괴하는 일이 마치 놀이처럼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부분은

정말 큰 아이와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 화두였다.

 

우리의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지구부터 살려야 하는 현실에 읽기 너무 좋았던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환상적인 그림책과 아이들이 더욱 풍요롭게 자라길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