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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비 할머니 ㅣ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14
최유정 지음, 정은선 그림 / 리틀씨앤톡 / 2020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의 나비 할머니
최유정 글
정은선 그림
리틀씨앤톡 출판
모두의 동화
‘나비’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숨어 있는 마음이 가슴이 뭉클한 동화.
이 책을 읽으며 어찌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고양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들이 책 절반을 읽더니,
엄마는 내가 만약 아픈 길고양이를 발견해서 데려오면 어떻게 할거냐며
질문을 해왔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아이가 읽은 책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니,
그제야 이해가 갔다.
<나의 나비 할머니>의
소심하고 친구가 없는 은우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길고양이들의 ‘캣맘’인 은우,
길고양이를 질색하는 부녀회장 엄마 몰래
사료도 주고 고양이들과 친구가 되어 대화도 나눈다.
은우가 가진 특별한 능력은 바로 고양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동네 ‘캣맘’으로 다친 고양이나 굶주린 고양이들에게 사랑을 담뿍 주며
지내는데 어느 날,
같은 학교 범생이의 매질로 심하게 다친 점박이 고양이에게
다시 찾아올 녀석들 때문에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는데 마땅한 곳이 없는 차에
길고양이 대장 떠벌이가 소문만 가득한 수상한 파란 대문집 할머니 집으로
가자고 한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누군가와도 소통하지 않는 독불장군 같은 할머니에게는
남모를 특별한 사연이 숨어있다.
누구와도 마음을 열지 않는 할머니는 동네 고양이들에게는
무한 사랑을 주시는데
여기서 ‘나비’라는 하나의 상징적 의미가 바로 할머니의 아픔과 같다.
위안부라는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
나비처럼 훨훨 도망쳐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었던
우리 모두의 아픔인 위안부 할머니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 있던 동화.
세상과 단절된 마음으로 살아온 할머니에게 결국 세상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위안부가 무엇인지는 알지만
그 깊은 뜻은 아직 모르고 있는 아들이 그저 좋아하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지금은 이 동화가 사람들이 고양이들에게 주는 상처, 그리고
전쟁의 아픔을 가진 할머니를 소재로 한 동화라고만 느낄 것이다.
한 뺨 성장해 다시금 이 동화를 제대로 파란 대문 집 할머니를
이해할 때면 과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몇 분이나 살아계실지
일본의 공식적인 사회는 받고 돌아가실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회적으로 다시 떠들썩한 위안부 할머니들,
그리고 점점 학대로 상처받는 길고양이들이 많아지는 요즘.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이런 동화들을 읽으며
가슴이 따뜻한 아이들로 자라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