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J.D.샐린저(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이덕형 옮김

문예 출판사

문예 세계문학선 03

미국 대학위원회 추천도서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소설

<뉴스위크> 선정 세계 100대 명저

 

 

‘YTN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를

먼저 듣고 책을 읽어선지 설쌤의 역할극으로 들려주던 목소리가 뜨문뜨문 상기되었다.

6인치 2피트(188cm)16살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

작가 제롬 샐린저가 자신과 비슷한 주인공을 그렸다.

4번째 퇴학을 마주한 홀든은 위태롭다.

명성이 높은 펜시고등학교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두고 퇴학을 당하면서

사흘간의 방황을 담은 호밀밭의 파수꾼

 

아버지는 유명 로펌의 변호사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홀든,

작가로 지내는 형과 홀든이 너무 사랑하는 여동생 피비가 있다.

집안에서 가장 영리했던 바로 아래 남동생 앨리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친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터들넥 스웨터를 빌려 입은

상태로 기숙사에서 뛰어내려 죽은 친구를 목격하는 등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는 걸까?

가짜 가죽 가방을 가진 친구에게 상처가 될 것을 걱정해 침대 밑에

자신의 값비싼 가방을 우겨 넣어둔다거나

성욕에 미쳐 여자에게서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친구들도 있지만

홀든은 사랑이 공존해야만 된다는 절대적인 의식이 있다.

기숙사를 뛰쳐나온 첫날 경험했던 창녀와의 만남에서도

욕구를 충족하려 들기보다 대화만 바랐고,

그녀가 예쁜 옷을 사러 갈 때 자신의 직업을 잊고 한 여자로서

옷을 골랐을 마음을 생각하며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더러운 돈과 명예, 어른들의 위선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

홀로 나가떨어져 지독한 외로움에 쌓인 자신과 싸우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발버둥 치는 모습이

책의 전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우울하지만은 않다.

 

며칠 동안 홀든에게 사랑에 빠진 기분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만족스럽거나 아름답지 않은 홀든,

너무나 역겹게 느껴지는 세상에 이 문제아로 낙인된 홀든의 내면은

굉장히 순수하고 지적이고

자신만의 주관이 있고 따뜻한 캐릭터이다.

(책을 읽는 내내 옆에 있다면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택시기사에게 스스럼없이 술 한잔을 권하고 여자들과 헌팅을 하고

술을 마시고 호텔에서 여자를 부르고

소설 내내 줄담배를 펴는 불량한 모습과

한 마디, 한 마디 소설에서 담기엔 너무 솔직한

욕설들이 가득하지만 홀든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이 위태로운 어린 남자가

회전목마를 타는 파란 코트를 입은 동생을 보며 비로소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청소년 시기를 떠올려 본다면

홀든이 바라보는 이 더러운 세상에 공감할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반항적인 젊은 시절을 보냈었다.

때때로 어른들을 나도 홀든처럼 속물이라 생각했고

그들의 생각이 하찮아 어린 나이의 내가 더 어른 같다는 생각도 해 봤던 것 같다.

 

읽는 내내 홀든 콜필드가 혹여나 자살할까 굉장히 마음을 졸였다.

그 아름다운 마음의 빛을 꺼내 보지 못하고 끝내면 어쩌나 하며

걱정을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걱정해왔다.

물론 설쌤의 영상을 봤지만 몰입하다 보니 중간중간 잊었었다.

 

호밀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질

걱정 없이 신나게 놀 수 있도록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것이 꿈인 홀든,

사실 읽으면서 정리하고 싶던 생각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다시 한번 정독을 해야 할 것 같다.

어른이 되어 느끼는 홀든의 감정들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장 이 책에 대한 아쉬움은 그토록 그리운 제인과 만나는 장면을

넣지 않은 것이다.

통화라도 한번 하고 끝나야지 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제 9살인데도 슬슬 반항을 시도하는 아들이

저 나이쯤 되어 홀든처럼 세상이 더럽고 어두운 그림자 같다면

부모로서 참 절망적인 기분이 들 것 같다.

하지만 부끄럽지 않게 어린아이들의 순수함을 아주 조금이라도

마음속 깊이 가지고 있다면

부모를 거울삼는 아이들이 조금은 더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정말 이렇게 재밌는 책을 읽어도

, 멋진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멜로 드라마를 봐도 멋져, 멋져하며

빠져들지 않고

아들이 컸을 때 상황과 자꾸 매칭되니 그저 걱정이 먼저 앞선다.

정말 이게 젠장! 아닌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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