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구둣방 동화향기 4
류근원 지음, 박선미 그림 / 좋은꿈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데렐라 구둣방

류근원 글

박선미 그림

좋은꿈 출판

    

신데렐라 구둣방책 표지엔 따뜻한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찬 공기가 제법 매섭게 불어오는 겨울 시작에 읽기 너무 좋은 책 한 권이다.

 

8살 아들이 먼저 잠자리 독서로 신데렐라 구둣방을 단숨에 읽어 내렸다.

먼저 선잠이 든 엄마 곁으로 이불을 헤집고 들어오더니

오들오들 떨며 감동도 있고 섬뜩하기도 하다고 몇 마디 말하다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기에

너무 무서웠나 싶었는데

내가 읽고 나니 8살이 감당하기엔 다소 가슴 먹먹한 이야기에

말을 잇지 못했던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전통시장 앞 벚나무 옆에 20년 된 간판도 없는 철거 직전의 구둣방이 있다.

젊은 시절 제화점을 하다 사기를 당한 뒤로 구두 만드는 일을 잊고 산다.

    

평생을 너무나 애틋하게 사랑해온 할머니 할아버지.

아프신 할머니는 늘 할아버지의 점심을 준비해주시고는 점심값으로 3천원을 받아 모아

매년 우체국에 얼굴 없는 기부 천사가 되신다.

젊은 날 사기를 당한 후 어렵게 판자촌에 사시면서 받았던 도움을 잊지 못하시고

말없이 이웃을 도우셨던 게다.

    

우리가 연말이면 익명의 돈 봉투나 물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보도를 자주 접하는데 노점상으로 시장에서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며 힘겹게 번 돈으로 큰돈을 기부하시던 할머니들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조금도 불편함 없이 살지만 이웃보다 내가 중심인 나를 돌아보며

낯뜨겁게 부끄러움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줄곧 구두 수선만 해 온 할아버지에게 죽은 아이의 영혼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옛 기억을 접어두고 늘 똑같은 삶을 사시던 할아버지에게

어느 날 아픈 동생과 할머니를 두고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는

죽은 영혼의 아이가 나타나면서

홍역을 앓고 난 후 소아마비가 와 다리를 절게 된 쌍둥이 동생이

장애 학교의 발표회에서 신을 신데렐라 구두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우연히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가족이 된 유기견 부들이.

할머니의 암 소식과 우리에겐 낯선 사전 장례식.

30년도 더 된 할아버지가 만든 맞춤 구두를 수선하러 온 손님을 만나며

할아버지는 젊은 날의 기억을 꺼내게 된다.

죽은 아이 영혼 동생에게 예쁜 신데렐라 구두를 만들게 되는 과정에서

접하는 탄탄한 스토리의 신데렐라 구둣방

 

어른인 내가 읽어도 충분히 몰입되는 진한 이야기를 가진 책이다.

어른 소설도 아닌 아이 소설에서도 눈시울이 적셔질 만큼 충분한 이야기를 담은

신데렐라 구둣방

그 속에서 펼쳐지는 가족, 사랑, 이웃을 통해 행복과 배려를 배우고

돈만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교훈적인 동화책인 것 같다.

    

점점 메말라가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이 이런 따뜻한 책들을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품어 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