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몸의 역사
자크 르 고프 지음, 채계병 옮김 / 이카루스미디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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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움에의 의미부여와 자연스럽지 않음에의 의미부여는 그 비중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을지언정 차별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있었음이 분명하다.  매스미디어의 부추김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현대사회의 몸에 대한 노출의지의 과잉이 금욕과 숨김에 의미를 부여하던 중세의 시대엔 처벌의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의 몸의 사용과 표현의 의지가 시대를 막론하고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세엔 금욕, 고행, 절제를 도덕과 종교적 미덕으로 삼았지만 그것은 미덕을 위한 옮은 행위로 간주되었을 뿐이지 인간본성의 자유의지 자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등동물이라면 생식의 의미를 넘어선 서로간의 쾌락과 관계를 위한 행위인 섹스의 문제에 있어서도 굳이 생식목적의 의미로서만 의미부여를 하며, 남녀가 침대에 알몸으로 누울 수 있는 허용기준까지 제시하던 중세사회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계급적 차이가 엄연한 신분이나 종교적 지위로 존재하던 중세사회에서 그런 인간 자유의지의 통제는 사회계급구조의 유지수단과 하층계급에 대한 통제수단, 그리고 자신의 지위를 유지케하는 의미부여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는 인간 스스로 거부할 수 없는 본능적인 힘이 존재하는지, 지배계급안에서는 암묵적 허용안에서 기준을 일탈하는 현상을 보인다.  엄격한 금욕을 요구하는 종교집단에서의 영아살해문제라던지 지배계층의 불륜같은 일련의 현상은 이미 획득한 권력을 바탕으로 눈치껏 누리던 인간의 자유의지가 아니었을까.  상대적으로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하급계층이 표현하는 불만에 대응하는 방법은 동성애자에 대한 탄압이나 마녀사냥등의  소수자들에 대한 희생에 시선과 관심을 돌려줌으로서 해결이 가능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시대는 변한 시점에서도 사회가 인간의 몸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로부터 사회는 어떤 제반의식을 가지게 되는가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이야기는 중세의 시점에서 시작하고 중세에서 마무리되지만, 소수자에 대한 억압, 여성에 대한 지배의식과 차별문제, 종교가 강요하는 금욕과 절제등의 현시대적 현상에까지 이어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다.  이야기의 형식에 논문과도 같은 딱딱함이 느껴지고 인용형식의 문장이 많아 읽는데 약간의 거슬림이 있다.  그래서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면이 없쟎아 있지만, 다루는 주제가 나름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어 어렵지는 않게 읽힌다.  몸에 대한 사회인식은 어떠했는가라는 내용을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사회사상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생각의 영역을 쉽게 확장하게 만드는 자극을 담은 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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