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슬럼프 - 위기와 저항의 글로벌 정치경제 이야기 트랜스 소시올로지 10
데이비드 맥낼리 지음, 강수돌.김낙중 옮김 / 그린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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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의 정확한 구분을 하기엔 나의 지식이 아직은 얕아 분명하지는 않지만 과거엔 한정된 자본 또는 개발가능한 자본을 가지고 누가 얼마나 많이 소유할 수 있느냐의 싸움과 경쟁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이 이윤을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은 석유와 천연자원같은 실물적 자원을 통해서이다가 나중엔 주식이나 배당같은 거품경제시스템 등이었을 것이다.  가진자들은 자신의 이윤율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지금보다는 덜 잔혹한 방법을 사용하면서도 낙수효과등의 현상으로 어떤 순탄한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이후 어느 시점을 지나면서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이윤을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의 모든 면에 있어서 한계가 분명해짐에 따라 가진자들이 이윤율을 유지하기 위해 점점 파괴적이게 되었고 착취의 강도를 높이게 된다.  한정되고 점점 줄어드는 자원과 수단들을 그들로 하여금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현상의 시간적 흐름상 나타난 체제가 신자유주의 체제일 것이고 그것의 파국적 위기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여기서 레이건이나 대처가 신자유주의 체제를 표방하면서 탄압한 미 항공관제사 파업이나 영국 탄광노동자 파업을 이야기하거나 NAFTA이후의 파산이나 다름없는 멕시코의 경제를 이야기하기엔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들이기에 오히려 진부해질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두렵게 다가왔던 것은 가진자들이 자신의 이윤율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이었고, 이를 비호하기 위해 점점 포악해지고 잔인해지는 공권력의 변화였다.  2010년 캐나다에서 열린 G20회담을 보호하기 위한 공권력의 무장과 탄압은 이미 세계의 경제시스템이 그들 소수만의 잔치가 되어버리고 그들만의 이윤과 기득을 위한 제물로 전락했으며 모든 제도시스템 체제가 그런 경향에 맞도록 변화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그에 대한 증거나 현상을 찾는 일이란 그닥 글로벌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용산참사의 본질은 단지 과잉진압에 의한 인민의 희생이 아니라, 제도시스템 속의 규칙이나 공권력의 움직임이 이윤을 쫓는 자본의 욕구에 충실하고 신속하게 움직였다는 데에 있다.  그 결과역시, 그들의 이윤추구목적에 손상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이윤추구에 방해가 되는 힘없는 소수의 인민이 일방적으로 희생을 당한 것이다.  지금의 강정 해군기지문제 역시 그렇다.  약 1조원의 투자사업 앞에서 조용히 숨죽이고 이윤을 챙기는 집단은 다름아닌 이 사업에 참여한 삼성과 대림 두 토건자본들이다.  해군이라는 얼굴마담을 앞세우고, 토건자본의 이윤추구에 충실하게 반응하는 정부와 공권력을 움직여 저항의 움직임에 무자비한 탄압과 유린을 자행하는 것이다.  특히 저항의 입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느끼는 것은 공권력이 보여주는 탄압과 유린의 강도이다.  자본의 위기와 한계가 점점 드러나고 가진자들의 이윤율이 위협을 받는만큼, 공권력의 탄압과 유린의 강도역시 증가한다.  그것은 국가에 속한 인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한다는 공권력의 정체성은 실은 그것이 아닌, 권력과 위정자들의 의지를 보장하는 수단임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권력이 자본에 넘어갔다는 지금 이 시대엔 자본을 비호하는 데에 공권력의 정체성이 자리함을 증명하는 일일 것이다.


  옮긴이 해제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남한이라는 사회에서 신자유주의 체제가 강화되고 FTA를 통한 경제적 착취와 수탈은 점점 심해지겠지만, 남한사회의 높은 지적수준은 저항의 강도 역시 강력하기에 이미 FTA에 수탈당한 여러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쉽게 식민지로 전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사실 높은 지적수준으로의 저항자체가 얼마나 강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과 고민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고, FTA에 의한 수탈은 단시간이 아닌 오랜 시간적 흐름위에서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라 적응역시 서서히 이루어지며 저항을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런 현시대의 경제환경과 체제의 변화는 언제나 기득권과 자본이 그들의 이윤과 힘을 유지하려는 경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래로부터의 저항이 필요한 것은 그러한 사실때문이고 그 저항을 고민함에 있어 이 책은 지금 현시대의 사회경제적 실체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 객관적인 지침서이자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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