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느리게 걷다 - 고즈넉한 여유와 낭만이 공존하는 특별한 여행지, 내셔널트러스트
오윤석 지음 / SISO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에서 우리는 두가지 주제를 뽑을 수 있다. 우선 첫번째, 영국. 그리고 두번째, 느리게 걷기. 두가지 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단어인게 나는 아직 영국 여행을 직접 해본 적이 없기에 영국은 그냥 영화, 책, 역사 속에서 존재하는 단어이고 이미지로 기억될 뿐이며, 느리게 걷기는 내가 아주 의도적으로 따로 시간을 떼어서 시도하지 않는 한 평소에는 하기 어려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무언가 고즈넉한 유럽 마을을 배경으로 뭔지 모르게 끌림을 주는 문장이 적혀 있다. '천천히 깊게 들여다보는 영국의 재발견'. 그래서 나도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려고 따로 일요일 오후 시간을 떼어 놓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저자와 함께 영국으로 내 마음의 발걸음을 깊숙히 들여다 놓았다.


저자는 우연하게 영국의 내셔널트러스트라는 시민 환경 운동을 알게 되고, 영국 전역에 있는 내셔널트러스트에 등록된 곳을 쭉 여행하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영국의 자연과 문화와 전통을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진과 글로 우리에게 소개해 준다. 여행지에 나오는 장소 중에 가장 많은 곳 중 하나가 영국의 고성과 그 성에 딸린 정원이었는데 그 규모나 아름다움이 정말 너무 놀라웠다. 10여년 전 봤던 영화 '오만과 편견'의 남자 주인공 '다시'가 살았던 딱 그런 엄청난 규모의 성과 정원들이 영국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었는데 거기에서 가족단위로 공연도 즐기고,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너무 부러울 따름이었다. 또한 영국하면 내게 떠오르는 것은 런던밖에 없었는데 런던을 벗어나니 영국의 자연 풍광은 정말 놀랍도록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작가가 소개해 준 세계 최대의 주상절리 공원인 자이언츠 코즈웨이 같은 곳은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직접 본 작가가 느낀 자연의 위대함과 놀라움은 얼마나 컸을까 싶다.


그러나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사실 영국의 유명한 작가들의 생가를 방문한 여행기였다. 너무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남긴 베아트릭스 포터, 윌리엄 워즈워스의 수선화가 딱 떠오르는 그의 생가, 내 인생에서 가장 처음으로 빠져버린 작가인 브론테 자매들의 생가, 그리고 명불허전의 셰익스피어까지. 대문호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남긴 삶의 자취들을 사진으로 접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진 속에서 나도 그자리에 함께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을 떠나 가끔씩 멀리 남도의 정취가 느껴지는 영남지방이나 전라도 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싶을 정도로 놀라우리만큼 아름다운 풍경과 선조들의 삶의 자취를 만나볼 때가 있다. 영국처럼 우리나라에도 내셔널트러스트가 있다고 하니 이러한 시민 환경 운동으로 우리의 자연과 문화 유산들도 우리 삶에 한켠에 자리잡고 함께 오래오래 숨쉴 수 있기를 바라며, 나도 이러한 시민환경 운동에 앞으로 더 관심을 갖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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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4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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