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1998 제1회 백석문학상 수상작 문학과지성 시인선 220
황지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12월
장바구니담기


내가 다녔었던 대학교. 하지만 아직도 그 근처에서 살고 있는데, 얼쩡거린다고 다들 표현하고 있고, 나도 밤이면 혼자서 곰곰히 떠나야한다고 생각한다.

남산에서 바라본 풍경, 모두가 한 사람씩의 생명 같다. 이 생명들이 모여 저렇게 아름답다는 게, 서울의 쓸쓸한 풍경을 환히 밝혀주는 하루살이들.

달이다. 달이다. 달이다. 이 헐벗은 지상위에 떠 있는 달님이다.
그런데 그 달이 정작 당신을 위해 떠 있다는 생각. 환히 비추고 있다는 생각.

하루가 끝자락에서 나를 유혹하는 소리의 구멍이다. 매일 방에서 뒹굴다 저 구멍을 보면, 나는 마치 한 사람의 입의 틀어막아 질식사 시키고 싶은 충동에 이끌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