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거리 문학동네 동시집 3
곽해룡 지음, 이량덕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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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민호와 나는 우리 집에 가기로 했다.우리는 어색하게 소파에 기대 앉아있었다.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민호야, 배고픈데 뭐 먹자.뭐 먹을까?"

"아무거나."

우리는 또 말문이 막혀 가만히 앉아있었다.이번에도 역시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민호야, 우리 심심한데 놀자.뭐하고 놀까?"

"아무거나."

결국 우리는 물만 꿀꺽꿀꺽 들여마셨다.나는 민호를 슬쩍 쳐다보았다.민호는 무엇인가 하고싶은듯이 그 무언가를 쳐다보고 있었다.나는 민호의 시선을 눈동자로 그대로 따라가보았다.그곳에는 내가 얼마전에 산 최신형 탑블레이드 팽이가 있었다.내가 물었다.

"민호야, 우리 팽이 하면서 놀까?"

민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딱!딱!팽이가 종아리 맡고 있는 것 같았다.그때,내가 실수로 민호의 팽이를 나의 무릅으로 툭 쳐버렸다.민호의 팽이는 한발로 선 코끼리처럼 중심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그 바람에 민호가 한달동안 용돈을 모아서 산 엄마의 생신선물인 컵이 깨져버렸다.민호는 원래 얌전한 친구인데, 자존심이 상했는지 눈이 찢어지도록 나를 째려보았다.내가 사과를 해도 민호는 좀처럼 받아주지 않고 울부짖으며 뛰쳐나갔다.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아빠가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하자고 했다.왠지 오늘은 꼭 가야할것만 같아 아빠와 손을 잡고 목욕탕에 도착했다.그때! 도무지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다.민호가 요구르트를 쪽쪽 빨며 목욕탕 안으로 들어온것이다.일단 우리는 아는체를 하지 않았다.그러고 옷을 훌러덩 다 벗은 후에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그러다가 동시에 눈이 마주쳐서 너무 민망했다.그래서 나는 민호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그런데 나도 모르게 민호의 고/추를 훔쳐보다가 그만 민호에게 들켜버렸다.민호는 말없이 씩 웃었다.그리고는 민호가 내 고/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혀를 쏙 내밀었다.나도 말없이 씩 웃어주었다.우리는 그제서야 아는체를 하고 아빠들끼리도 인사를 했다.우리는 물튀기기를 하며 화해를 했다.

 

                                    <<양파의 말>>

 이 이야기는 곽해룡이 쓴 시인 <아무>,<팽이>,그리고 <화해>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이다.친구들의 싸운일과 화해하는 과정을 배경으로 썼다.'좋은 친구'란 가끔 싸우면 언젠가는 화해를 하게 된다.그것이 진정한 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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