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 - 골동품이 내게로 와 명품이 되었다
이정란 지음, 김연수 사진 / 에르디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책 제목부터 정감이 갔다. 전통 혼례의 상징 함, 천 년을 사는 종이 한지, 살아 숨 쉬는 그릇 옹기, 새까매서 더 매력적인 무쇠 팬 번철 등 총 26가지 물건이 등장하는데, 각 물건들마다 얽혀있는 작가의 소소한 추억들을 보면, 비록 그 시절에 살지 않았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저절로 행복하고 따스한 미소가 지어질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성장하는 내내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 <짱뚱이 시리즈>가 생각났다. 산골 생활의 순박함과 평온함이 그대로 묻어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단순히 정만 넘치는 옛 추억 이야기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기대 이상으로 세련된 글의 구성에서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그 예로는 각 물건에 대한 소개의 끝맺음으로 '오래된 물건과 벗이 되는 법'이라는 코너에서 우리가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참빗 사용법과 좋은 옹기 고르는 법이 도움이 되었다.

  이 외에도 단순한 물건 나열에서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글에서 저자가 시사하고자 하는 바가 요즘 내가 하는 생각과 일치되는 부분이 있어서 더 인상에 남았다. 무조건 새 것, 좋은 것만 찾다보니 정작 우리 선조들로부터 배워야 하는 지혜는 놓치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발전한다고 하는 것이, 우리 선조들이 이미 일궈놓은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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