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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왕기 세트 - 전6권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5월
평점 :
오랜세월에 걸쳐 집필해 오신 치우천왕기가 드디어 완결되었다.
이에 맞추어 치우천왕기에 대해 본인이 생각했던 것을 여러방면으로
설하여 보기로 한다.
치우천왕기를 논함에 있어 일단 우혁님께서 치우천왕기를 집필 하실
수 밖에 없었던 동기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서 글의 시작으로 그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 하기로 하겠다.
우혁님은 치우천왕기를 기획하실 때 우리민족의 진정한 영웅을 사람들
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갈래의 동기는 우혁님께서 주장하시는 '한국 판타지'세계
의 기초를 다지기 위함이라고 하셨다.
영웅신화에 관련된 것은 아래와 같은 '작가의 말'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소설은 역사에 근거하고 있지만 본인이 주창하는 한국 판타지이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으며, 그러한 요소없이는 애당초 구성될 수도 없
었다고 본다. 실제 역사에 남은 작은 편린으로 구성하느라 무리도 좀
따를 수 있으나 이 작품은 소설이며, 판타지인 이상, 재미있게 보아주
시기를 바란다. 이 소설에서 내가 바라는 점은, 본인의 재주가 모자라
나마 우리가 이제껏 갖지 못한 '영웅신화'를 가져보자는 데 있다.
치우천왕은, 중국인의 시조(始祖)이며 위대한 영웅이었던 황제와 한치의
물러남도 없이 맞섰던, 그와는 다른 생각이나 근본을 가진 인물이었다.
아울러 그는 주신의 한웅이었으며, 그렇다면 동북아의 모든 부족의 맹주였다.
고구려나 발해 등의 어떤 국가보다도 더 광범위한 세력을 가진 고대의 제왕
이었던 것이다.'
실제 소설속에서 치우천왕은 정말로 멋진 대하 드라마속에서 존재하기 어려
울 정도의 영웅의 면모로 등장하여 읽는이의 가슴을 뛰게 하였으므로 영웅신
화가 멋지게 완성되었다 생각한다.
그리고 세계관 역시 치우천왕기의 완결과 더불어 확고히 다져졌다.
차후 융세록이 출간되면 자세한 세계관을 알 수 있을 것이지만 더더욱 완벽해진
세계안에 치우천왕의 시대가 어떤비중을 가지는지 느낄수 있을 것이다.
실제 치우천왕기 5권까지의 느낌과 6권의 느낌이 약간 다름을 가질 것인데
그것은 세계관의 완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작가분의 내공(?)이 더더욱 무섭게 성장했음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치우천왕기가 완결됨으로서 퇴마록과의 연결고리 - 해동감결, 우사경의
탄생, 그리고 그에 관련 된 맥달의 숨은 뜻 - 가 보다 확고해졌음은 두 소설을
모두 읽어 보신분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왜란종결자와의 연결고리 또한 확고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치우천왕기는 이처럼 우혁님의 세계관에 있어서 중요한 연결고리를 가지는
작품으로서 평가받아야 옳을 것이며 후에 출간 될 융세록을 독자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드러내게 되는 위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치우천왕기는 만8년에 근접하는 세월 속에 많은 일을 겪으며 드디어 완성을
본 소설이다.
그 결과 구판과는 책의 구성도 편집도 책의 외양도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하여 독자들에게 만족을 준다.
(책의 판형이나 표지 디자인, 그리고 책 속의 편집 등등도 독자들에게 중요
한 일면임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
신판에 포함된 '시작주'는 우혁님의 세계관에 입문하는 기초(?)자료로서
도 손색이 없으며 각종 시들은 그 운율을 음미하며 독서의 풍취를 돋울
수 있는 아주 맛깔나는 시도라 생각한다.
그리고 치우천왕기 신판 6권은 그 동안 우혁님의 필력진화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기존 같으면 길고 장황하게 늘여쓸 탁록전투나 기타 인물들의 후일담들을
속도감 있는 필치로 정리하셔서 이야기의 속도감에 독자들이 몰입하실수 있
게 하셨다.
그리고 인물들의 후일담 중 생략된 것이 많은데 그것은 치우비와 무라의
관계를 부각시켜서 치우천왕기라는 소설에 '사랑'이라는 코드가 많이
있음을 드러내신 것이라 생각한다.
무라를 빗댄 한시는 치우천왕기의 종결로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시라고
생각한다.
의도적 생략으로 글을 속도감 있게 몰아가는 것과 능력이 안되서 서둘러
끝내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치우천왕기를 읽으면서 느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치우천왕기에는 '극속의 극'이라 표현 될만한 장면이 많이있다.
브레이트의 이론에 기초한 극중극 형식의 적용인 것이다.
주인공이 다른 주인공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 맥달이 치우천에게 안파견
한의 이야기를 해주는 부분등이 그러하다 - 부분이 그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는 다른 소설에서 보지 못한 '극속의 극'을 보는 묘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치우천왕에 대해 말해 보자.
우주팔계가 창조되고 구성 됨에있어 중요한 인물로 치우천왕을 도입한 것은
굉장히 멋진 생각이었다고 판단한다.
어짜피 치우천왕기는 '판타지'고 그렇다면 소설의 세계관은 '우주팔계'의 개념
으로 밑그림을 그려야하며 그 구획중 막 구성된 '생계'를 만들어갈 사람으로
치우천왕은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단군왕검보다도 훨씬 전 사람이고 어찌보면 단군왕검 보다도 훨씬 강력하고 위대
한 인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치우천왕이라면 우주팔계의 구성과정에 어떤 식
으로든 영향을 끼칠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실제 소설속에서 신수를 비롯한 인간의 힘이 아닌 것들이 치우천왕의 영향에 의해
각자의 위치와 세계로 가게 되는 설정으로 이 시대와 치우천왕은 우혁님 세계관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탁록에서 헌원을 깨고 주신을 재건하여 고대 동북아의 제왕으로 올라서서 후대 '전신'
으로 추앙받는 그이지만 결국 소설속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랑'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완성하고 그것이 치우천왕이 가진 진정한 위대함었다는
것을 우혁님은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안파견 한님에게서 단군왕검으로 이어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이 우리민족의 가장 위대한 민족성임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치우천왕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중요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생계의 순환'
이다.
우주팔계의 중심이 생계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퇴마록 홍수편에서 박신부와 블랙엔젤
의 논쟁 때 박신부가 했던 이야기, 인간은 완전치 않지만 뜻을 전하여 후대에 이루게 할
수 있기에 끊임없이 발전하고 이룩해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 왜란종결자에서 호유화가
분한 오엽이가 전쟁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을 보고 느낀바를 은동과 하는 대화
들에서 드러나는 공통적인 특징이 치우천왕기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치우천과 자부선인과의 논쟁속에서도 드러나고 치우천이 쑤앙마이를 만났을 때도 이야기
되어진다.
'창조'의 '에너지 창고'가 생계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신수들이 결국은 고립자가 되어
창조를 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이유가 치우천을 통해 치우천왕기에 씌어져 있다.
인간의 위대함은 인간이 완전치 않기에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점이고 또 영원하지 않기에
뜻을 남기는 것이며 그 뜻이 그 느낌이 전해지는 한 인간은 계속 세계를 발전시키고 융성
하게 할 것리라는 그 이유가 말이다.
거기에 치우천왕은 그것을 '인간의 힘'만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여 우주팔계의
기초를 다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된다.
실제 역사속에서의 치우천왕은 한 사람이었겠지만 우혁님은 전개상의 편의와 기타
여러가지 요소를 위해 '치우형제'로 분리를 하셨다.
형인 치우천은 '자오지한웅'의 지위를 차지하고 주신을 번창케하며 퇴마록의 시대
까지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그려지고 동생인 치우비는 '영웅'의 이미지 그 자체로
그 시대 '최강'의 강력한 포스로 묘사된다.
물론 장당경에 터를 잡고 녹비를 전파하여 실제 퇴마록 혼세편의 이야기에 직접
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치우비의 입김(?)이 세므로 치우비 역시 퇴마록의 시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치우천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중 하나는 '썩은 주신'의 모습이다.
그런데 그 썩은 주신의 모습이 현재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 소설을 읽으며 내심 많이
충격을 먹었다.
고시울률의 모습과 현대 정치인들의 모습이 무엇이 다르며 고시울률 밑에서 많은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해서든 출세하려고 나쁜짓도 서슴치 않는 요즘의 사람들과
무엇이 다르냐는 그러한 이야기다.
썩은주신의 모습을 보며 현재 우리세상의 모습을 돌아보며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좋건 싫건 이곳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고 우리는 이 세상을 버릴 수 없다.
치우천이 주신을 버릴수 없듯이 우리역시 이 세상을 버릴수없고 사랑해야 한다.
치우천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부하고 '주신을 청소하기'를 택한다.
이 세상을 말끔히 청소해서 조금이나마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수 있는 치우천 같은
지도자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 치우천왕기를 보면서 물씬 드는 것은 나뿐일까?^^
하지만 치우천은 그가 실권을 잡은 후 주신의 성벽을 허물어 주신 밖의 민초를 수용
함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상 역시 실현해 보이고 있어 많은 느낌을 전해준다.
아무튼 치우천은 이러한 메세지들을 담고 소설속 그의 무대에서 화려한 궤적을 그리
며 성장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을 통해 상처입고 깨치고 존경하고 슬퍼하며 많은 것을
배워간다.
치우천의 곁에 있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맥달'이 아닐까 한다.
그녀가 있었기에 치수도 가능했고 말세도 막을수 있었으며 왜란종결자도 보호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맥달은 치우천에게 뿐 만 아니라 우혁님 소설에서 가장 중
요한 인물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치우천왕기를 보면서 느낀 맥달에 대한 생각은 '불쌍하다'라는 것이었다.
치우천은 그녀때문에 시종일관 힘들어하지만 그런 것 까지 다 알고 있는 맥달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고 정말 불쌍한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녀는 치우천이 있었기에 살아갈 수 있었고 결국 큰 사랑으로 후대에
우사경과 해동감결을 남겨 그 큰 사랑을 실천하며 퇴마사들은 그녀의 큰 사랑과
깊은 뜻까지 이해하여 말세를 막아내게 된다.
그리고 치우천의 곁에 있는 또 한사람의 여인 소녀..............
소녀가 가진 능력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아무리 높고 삼엄한 곳이라도 이 정도의 여인이라면 다 들어갈 수 있고 다 할 수 있
는 것이다.
세계사의 수많은 전쟁들과 싸움들이 여인 한 명에 의해 일어났고 양귀비와 장희빈,
그리고 클레오파트라는 나라를 틀어쥐고 시대를 좌우했었다.
소녀는 거론한 세여자들 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런 그녀가 소설의
스토리를 급 반전 시킬 수 있는 능력이 나는 있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솟대단군이 아니라 솟대단군의 할아버지가 와도 그녀는 당해낼 수 없다고 나는 생각
한다.
아무튼 그녀는 치우천에게 여자의 무서움을 알려주고 상처를 주며 결과적으로는 치우천
과 맥달의 사랑을 완성시키는데 꼭 딛고 넘어갈 장애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으로
생각한다.
치우비의 곁에는 '발'이 있다.
치우천왕기에서 치우비도 너무 사랑하지만 가족도 버릴 수 없는 비운의 '줄리엣'
으로 등장하는 그녀도 불쌍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녀가 주신에서 태어났다면, 전쟁이 없었으면 그녀는 치우비와 행복한 날만을
가지지 않았을까?
라고 잠시 생각해 봤지만 발의 성격와 치우비의 성격 기타 등등을 보건데 이러한
세월와 이야기가 아니라면 그들의 사랑이 완성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거센 시련과 인고의 세월과 아픔이 있었기에 그들은 마지막에 그러한 엔딩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가 생각해 본다.
그리고 또 치우비의 곁에는 '무라'가 있다.
그녀는 치우비와 인연이 다음부터 시종일관 치우비의 뒤에서 치우비를 지켜보고
격려한다.
치우비가 발을 너무나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녀는 치우비를 시종일관
위로하고 격려한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치우비가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랑을 하지말고 무라와 이어졌으면 얼마나 좋았
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소설 말미에 치우비는 물론 큰 행복을 찾지만 무라의 쓸쓸함과 오버랩되며 너무나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우혁님은 치우천왕기를 '애정소설'이라 주장하고 싶으셨던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보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주인공급 인물들의 뒷 이야기를 절절히 늘어 놓지 않고 딱 핵심만 이야기 하신 후
무라의 이야기로 끝을 맺은 것은 그와 같은 느낌을 강하게 한다.
두 형제의 여자들.......
치우천, 맥달, 소녀의 묶음 그리고 치우비, 발, 무라, 진몽희의 묶음.........
이 두묶음속에 많은 애정사들이 펼쳐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레 치우천왕기
는 애정, 연애소설의 요소도 굉장히 많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헌원이 있다.
헌원의 중국적 사상과 치우천왕의 다원적(쉽게말해 미국적인 다민족 사상)사상은 끊임
없이 대립하고 섞이지 못하며 결국 서로의 이상을 위해 서로는 전쟁을 하게 된다.
영웅이 영웅을 아끼는 마음이 일어나 헌원도 치우천왕도 서로 상대를 얻기위해 노력하지
만 결국 둘은 자부선인과 혼돈선인이 결국 서로 갈라섰듯 서로를 일생 가장 거대한 적
으로 상대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치우천은 자부선인의 가르침을 받고 붕과 맥을, 헌원은 혼돈선인의 가르침을 받고 응룡을
자신의 편에 두게 되지만 치우천이 '인간의 힘만으로'를 주장하는 반면 그는 '힘'만을 추
구한다.
이 대립구도는 퇴마록에서 '퇴마사'들과 '마스터'의 대립구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퇴마사들이 인간의 의지를 중시하는 반면 마스터는 '힘'만을 추구한다.
마스터는 치우비가 힘들게 전파한 치수법을 적은 녹비의 힘을 이용하여 끝까지 퇴마사
들을 괴롭히지만 퇴마사들은, 그 중 준후는 손바닥 하나로 마스터의 힘을 우롱하는 의
지를 보인다.
결국 힘은 힘으로 망하게 되어있고 인간의 순리대로 모든일은 흐르고 그 뜻은 후대에서
후대로 전해져 큰 뜻이 된다는 퇴마사들과 힘이 최고라는 마스터의 대립구도의 고대판이
치우천과 헌원의 대립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치우천왕기를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겠지만 헌원의 생각도 굉장히 많이 틀
린 것은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나 역시 그런 사상도 존재 할
수있고 중국인들은 그렇게 살고 있음도 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자신의 민족이 최고고 다른 민족은 없다라는
발상은 과히 좋지 못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헌원의
생각보다는 치우천왕의 생각에 적극 동감한다.
특히 중간에 등장하는 안파견 한의 초기 이야기나 치우천이 지금의 한반도 지역을
방문했을 때 펼쳐지는 사상적인 내용들은 많은 독자 여러분께 많은 생각을 하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탁록전투 전야제 성격으로 펼쳐진 영웅들과 맥달의 대담에서 보여지는 민족
들의 흥망성쇠를 보며 세상의 조화를 이루어가는 큰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위대한 민족은 어느 특정 민족만이 아님을 느낄 수 있음은 치우천왕기의 또 한 중요한
일면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보돈차르가 들이킨 술이 정말 맛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돌아와서...
소설 속에서 헌원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자신의 딸 역시 사지로
몰지만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는다.
이것이 우혁님이 주시는 일세를 풍미한 황제 헌원에 대한 배려가 아닐가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독자입장에서 헌원이 거의 미쳐돌아가서 치우비가 단칼에 없애버리면 통쾌한 느낌
은 있겠지만 점차 진화해가는 소설의 성장에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라고 개인적으
로 생각한다.
그리고 곱씹어보면 그런식으로 결말이 나는 것이 어찌보면 더 통쾌하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결국 치우천이 황제를 이기고 자신의 뜻을 세워 새로운 주신의 그릇을
천년의 내구성을 가지게 만들지만 지금 현재 중국은 우리보다 강성하고 자신들의
나라에 있는 치우천왕의 흔적, 아니 고구려의 흔적까지도 지우려고 하고 있으니 심히
가슴이 아프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헌원만큼이나 무서운, 어찌보면 헌원보다 더 뛰어난 인물이 염제 신농인 유망
일 것이다.
그는 헌원의 농간으로 약에 취해 폭정을 했지만 그래도 중심을 잃지 않을 정도의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이야기 초반 그는 굉장히 무섭고 광폭하게 묘사되며 절대 권력을 가진 강자로
묘사되지만 여러 이야기 끝에 약 기운을 이기고 본래 정신을 뒤찾은 후 읽는 독자
들로 하여금 인생무상과 회자정리를 느끼게 하는 그러한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태산회의 때의 유망과 판천전투 때 치우비와 협상을 하러 나선 유망
을 비교해 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아무튼 유망이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치우천왕과 황제 헌원의 관계가 더욱 치열하게
그려지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된다.
치우천왕이 다 성장해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라이벌이 헌원이라면 성장기 최대의
- 아직 그들이 희네, 나래일 시절 즈음의 - 라이벌은 치우가람 형제일 것이다.
치우천, 치우비 형제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치우가람, 치우바람 형제......
그렇지만 대립구도는 주로 치우천과 치우가람이 만들고 치우비와 치우바람은 형들이
시키는 대로 이루어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처음 치우천왕기를 읽으며 치우가람이 치우천을 괴롭힐 때는 그저 왕창 나쁜놈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평생 시달렸을 열등감을 생각해 보면 동정이 간다.
물론 열등감을 느낀다고 그런식으로 자신을 표출하는 것은 안될 일이고 동정의 여지도
없는 일임에 분명하지만 아무리 뭘 잘해도 남과 비교당하는 자의 아픔이란 일반 사람들
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기에 치우가람이 불쌍하다.
그가 어린시절 그렇게 자라지 않았다면 그는 치우천의 좋은 동반자가 될 수도 있지 않았
을까 생각해 보지만 아무튼 치우천왕기에서 그는 치우천 형제에게 몹쓸 짓을 하고 그게
동기가 되어 더 나쁜짓을 하고 결국 치우천과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겨룬다.
그 과정에서 치우가람에 얽혀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추악한 부분
이 있는지, 얼마나 말을 지키기 어려운지 그 반면 얼마나 사람을 밑에 두는 것이 쉬운지,
그러나 어두움으로 사람을 조정하면 결국 끝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전부 보여준다.
이 역시 현대사회와 같다. 뇌물수수, 금품수뢰, 암중모의 등등 수많은 현대의 어두운 부분
들을 치우가람은 주신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아무튼 치우가람형제는은 최후를 맞지만 치우바람의 아들 누리는 치우천의 대를 이어 제2대
자오지 한웅으로 등극하게 되는데 치우천의 포용력이 보통사람의 그것과는 많이 다름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치우천, 헌원, 치우가람, 그리고 치우천왕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서로 관계
를 만들어가며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인간과 관계를 보여준다고 하면 내가 너무 과대
하게 생각하는걸까?
영웅이 영웅을 알아보고 흠모하는 마음, 벗을 위하는 마음, 결정적 순간에 하나를
택하기를 강요당하는 순간의 마음까지 많은 것들이 이야기 속에 녹아있다 개인적으로
는 생각한다.
물론 치우천왕기를 재미로 읽고 치우천왕이라는 영웅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라는
것만 기억해도 좋겠지만 치우천왕기를 읽고 '인간'과 '운명'에 대해 조금은 깊이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권하고 싶다.
치우천왕기에는 수도없는 인물들이 등장하여 '인간'을 보여주고 있지만 모든 인물을
다 설명하면 한도 끝도 없고 글자체가 치우천왕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인물사전'
성격이 되어 버릴 것 같아서 치우천 주변의 가장 중요한 인물만을 가지고 치우천왕기
를 들여다 보았다.
우혁님께서 어떤 것을 치우천왕기를 통해 전달하려 하셨고 또 독자들이 얼마나 그
메세지를 이해했는지 나로서는 완전히 알 길은 없다.
'인간'과 '세상' 그리고 '운명'을 배울수 있는, 어찌보면 퇴마록에서 우혁님이 제시한
'세상과 자신'이라는 문제와 닿아있는 치우천왕기에 대한 글을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말과 8년간의 대 작업 끝에 이렇게 멋진 완결을 보여주신 우혁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