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Liam Gallagher - C'mon You Know [Deluxe]
리암 갤러거 (Liam Gallagher) 노래 / Warner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아아주 오랜만에 나를 한 시간 동안 한 곳에 앉혀 둔 앨범을 리뷰씩이나 해 보고자 손가락을 들었다. 1999년 레드핫칠리페퍼스의 Californication 이후 처음이다. 와, 리암이다. 리암이 다시 또 돌아왔다. 오아시스에서 노엘이 떠나고 남은 멤버들이 비디아이를 결성해 투어를 하는가싶더니 그마저 흩어지고 혼자 남은 리암이 몇 해 전 Wall Of Glass로 돌아온 뒤로 다시 이 앨범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WOG는 전형적인 리암식 로큰롤이라 음, 돌아왔군 이 정도였던 반면, 이번 '있잖아(C' mon You Know)'는, 자, 표현 들어간다ㅡ리암이 어느 날 동네 형아랑 셀프샐러드바에 들어갔는데 이 형아가 리암을 앉혀두고 자기 먹고 싶은 채소만 잔뜩 담아왔더니 리암은 '리암'이라는 소스를 그 채소들 위에 잔뜩 드레싱 해 놓고는 "형, 난 이렇게 먹을래."라고 소근거린 후 한참을 그 형아와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동안 그 소스가 어느새 그릇 밑바닥까지 내려 앉았고, 그걸 한 입 먹어본 동네형아가 그 맛에 흡족해 리암을 말없이 안아 주었데 그 둘의 품에서 솔솔 풍기는 온기가ㅡ 리암이 이번 앨범으로 돌아온 의미가 전과는 다른 분위기마저 감지될 정도다. 물론, 그 둘이 앉아있는 식당은 로큰롤이라는 병풍으로 둘러져 있다. 리암의 목소리에는 그루브와 솔이라는 기름기가 애초에 전혀 없는 로커의 그것이다. 그런 그가 이렇게 말랑말랑한, 거의 팝에 가까운 음식에 그 묵직한 포크를 올려 놓으니, 더이상 오아시스라는 향수가 이제 단종되어도 좋을만큼, '완성'되어 돌아온 것이다. 난 이제 그가 랩이나 트롯을 한다고 해도 따뜻하게 안아줄 준비가 돼 있다. 그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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