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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최태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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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서평단으로 읽게 된 <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민주주의의 역설과 복잡성을 진솔하게 제시하고 그 가운데 작은 희망을 찾는 책이라서 좋았다. 막연히 알던 개념을 정리해서 이해시키고, 독자가 지향하는 민주주의는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게 한다. 학자가 서술한 글답게 명확한 글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힌다. 절망과 희망이 모두 필요하다는 다소 열린 결말!
완벽한 정치 이념은 없다. 민주주의도 현재 우리 사회에 적용된 제도일 뿐 한계는 있다. 그래서 더욱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말해야 한다. 이 책은 시대의 풍요(기술, 협력, 선의, 진보)와 달리, 주류적 담론에서 걸러진 이 시대의 절망(질병, 억압, 가난, 고통, 폭력) 앞에서 민주주의는 어떤 역설을 가지는지, 어떤 마음으로 민주주의를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담론이다.
목차는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다.
1️⃣ 민주주의의 역설 ['국민'이라는 신화를 둘러싼 역설], [정부가 오히려 문제의 일부라는 역설], [공무원이 직면한 역설], [권력 추구자, 리더의 역설]
2️⃣ 세계를 인정하고 이어나가기 위한 단서 [민주주의의 마음], [사회적 정치적 존재 단위의 재구성, '작은 공']
3️⃣ 역설을 마주하는 마음의 결단 [역설, 선택, 그리고 희망]
제1장을 서론으로 할애하여 책의 의도, 글의 특징을 서술했는데 그 안에서도 저자의 겸손한 희망이 보였다. 각 장의 시작에 앞장의 내용과 해당 장의 내용을 정리해둬서 읽으면서 길을 잃지 않았다.
45p. "중요한 것은 잘사는 것만이 아니라 더불어, 이해하며, 올바르게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을 인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겸손하게 행하는 것입니다."
77p. "목소리가 다양하다는 것은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349p. "운명은 점치기가 아닙니다. 결정된 것과 결정될 것의 사이, 받아들일 것과 저항할 것의 사이, 그리고 그 결과 안에 우리 삶의 의미의 조각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희망을 말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운명과 행위에 대한 질문은 호기심 어린 탁상공론이 아니라 우리의 실천의 의미에 대한 절실한 질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