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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101/pimg_7984631924067037.jpg)
고통 구경하는 사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제목에 홀린듯 책을 집어들게 된다.
과연 이 표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현대인이 존재할까.
터치 한 번으로 유명인들은 물론, 저 구석에 있는 누군가의 아픔까지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만큼 반드시 가져야 할 인식이 있다.
본 책이 더 흥미로운 점은 누군가를 '기삿거리'로 만들어
개인적인 '고통'을 세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저널리스트가 저자라는 점이다.
책 곳곳에는 저자의 후회, 연민, 회의가 녹아있다.
우리는 타인의 감정에 무섭도록 차갑게 반응해야만 살아낼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고통이라는 특정 상황에는 아주 뜨겁게 반응한다.
누군가는 그것으로 돈을 벌고, 누군가는 더 큰 고통에 빠져들게 된다.
각 챕터에서 다루고 있는 시의적절한 사건들이 어떤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숨어있는 아픔들과 그 아픔들에 필요한 조치를 생각해내는 것은 너무나 필요하지만,
그 아픔이 자극적이고, 자세하게 세상에 공개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죄책감을 넘어서야만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장 공감이 되는 구절이다.
누군가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 완전한 공감으로 위로를 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기위해 애써야 하는 이유는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101/pimg_7984631924067042.jpg)
결국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고통일수록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려질 수 있다는 순환 논리가 완성된다.
본문중에서
지금도 이 나라에는 수많은 산업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본 책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알게 된) 사건인 제빵농장 끼임 사건을 언급한다.
이 사건이 유명해진 이유는 산업재해 자체가 아니라, 극적이고 특정적인 상황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쉬지 못하고 일하는 노동자들, 제대로 된 복지를 제공하지 않으려하는 고용주.
눈에 잘 띄고 이해가 가능한 고통일수록 분노하는 사람들은 늘어난다.
이것을 시작으로 산업재해 관련 법안들이 더 강화가 되면 좋겠지만 일시적이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101/pimg_7984631924067039.jpg)
저자는 책 전체에서 안타까워 한다.
새로운 고통만이 이슈로 반짝이는 세상.
고통에 주목하는 것 같지만 연예이슈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현실.
저자의 업이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못내 아픈.
우리는 함께 변화해야 한다.
'구경'은 아무런 효과도 의미도 없다.
각자가, 사회가 해내야 하는 역할은, '해결'해 내는 것이다.
"누군가의 애도가 우리의 애도가 되고 결국 우리를 바꿔놓을 수 있도록."
#사회문화#고통구경하는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