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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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메리 베스킨의 장편 소설 <다시 물어도, 예스>는 1973년 7월을 시작으로 해서 40년간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첫 두 장은 이 두 가족이 살고 있는 지역의 이름을 따고 있습니다. 첫 장은 뉴욕의 외곽지역인 길럼이고 두 번째 장은 조금은 익숙한 퀸스라는 곳입니다. 3,4장은 두 가족의 상황을 고려한 제목인 두 사람과 재회입니다.



뉴욕의 경찰인 프랜시스와 브라이언은 집을 구하려다 길럼이라는 지역을 알아내고 우연치 않게 이웃이 됩니다. 길지 않지만 둘은 가까이서 경찰 생활을 해온 탓에 나쁘지 않다고 여깁니다. 프랜시스는 아내 레나와 세 딸인 내털리, 사라 그리고 케이트와 함께 살고 있고 브라이언은 역시 아내 앤과 곧 태어날 피터와 함께 삽니다. 레나는 나중에 이사 온 앤을 위해 여러가지 정보와 지원을 주려고 하지만 앤은 극구 도움을 받지 않으려 합니다. 사실 레나는 허무함과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는 마음 상태이고 앤은 정신적인 문제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조금씩 흘러 레나의 막내딸인 케이트와 앤의 아들인 피터는 절친이 됩니다. 아직 우리나라 나이로 초등학생인 시절 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벌어지게 됩니다. 푸드 킹이라는 곳에서 앤은 엄청난 소란을 피우게 되고 이 소문은 마을 전체로 퍼지게 됩니다. 이렇게 소문이 퍼지면서 앤은 더욱 더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심지어 프랜시스를 총으로 쏘게 되는 일마저 생기고 프랜시스는 한 쪽 눈을 실명하기까지 합니다. 더 이상 두 가족은 봉합될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생기게 되는 거죠.

케이트와 피터는 친구 이상의 감정이 생기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더 이상 서로 마음을 확인할 수 없을 만큼 물리적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리고 앤은 치료의 목적으로 병원에 들어가게 되고 또 다시 시간은 흘러 케이트와 피터는 대학에 가게 됩니다.



피터는 체육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그가 22살이 되던 해, 앤은 피터 몰래 아들을 찾기 위해 탐정까지 고용하기도 합니다. 그녀가 아들에게 퍼붓었던 말들과 폭력에 대한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일지 아니면 아들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일지 책으로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0년 이라는 긴 시간을 다룬 이 작품은 두 가족의 갈등과 이루어지기 힘든 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앤의 캐릭터에 많이 집중되었습니다. 그녀가 왜 그런 삶을 살아왔을지에 대한 분노보다는 걱정이 되었고 그녀의 남편 브라이언에 대한 아쉬움이 오히려 더 컸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사는 프랜시스의 삶은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사건의 크기가 엄청난 작품이지만 그 사건 자체보다도 이후에 벌어지는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훨씬 더 큰 작품입니다.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져도 충분히 볼만한 이미지가 많을 것 같은데 과연 어떤 매체로 이 콘텐츠가 또 재생산 될지 벌써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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