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 나태주 스페셜 에디션
나태주 지음 / &(앤드)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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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을 처음 알게 된 건 어이없게도 모텔 씌여진 그의 대표작 <풀꽃>이었습다. 그 당시땐 장소와 안 어울려 그냥 지나치고 말았는데 계속 그 짧은 시를 마주하니 어느새 외우기까지 했었네요. 그리고 인터넷에서 풀꽃 시리즈를 찾아보곤 했는데 드디어 그의 시집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쓴 수백편의 시를 한꺼번에 경험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과 일생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특히나 어머니와 자연 등을 묘사하는 그의 싯구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와 좀 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명 나태주 시인 본인의 경험과 관찰에 의해서 지은 시들이 분명한데 마치 저도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건 분명 작가의 능력 중에 하나인 보편성을 그가 지니고 있다는 것이겠죠.



그런 점이 가장 도드라지고 개인적으로 수 많은 좋은 시들중에 최고는 <도화동>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향을 갈때마다 제가 태어난 곳을 한번씩 방문하는데 물론 그 자리엔 다른 건물이 올라가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때의 정서와 기억은 제게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도화동>은 바로 그런 정서를 건드리는 작품이었고 여러 번 읽게 만드는 시였습니다.



수년동안 젊은 시인들의 재치 넘치는 작법이나 시어들이 유행처럼 알려지기도 했는데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은 오랜만에 만나는 거 같습니다. 마치 산울림의 김창완의 가사처럼 나태주 시인의 시어들도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좀 늦은 만남이지만 앞으로 더 자주 만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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