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3
알베르 카뮈 지음, 유호식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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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만약 사람들이 항상 자기만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점에서 우리 시민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여서 그들은 자신들만 생각했다. 다시 말해, 재앙을 믿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은 인본주의자들이었다. 재앙은 인간의 척도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들은 재앙을 비현실적인 것, 곧 지나가버릴 악몽에 불과한 것으로 여긴다. 재앙이 지나가버릴 때도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악몽에서 악몽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라지는 쪽은 사람들, 누구보다도 인본주의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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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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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추억이라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그 상대를 대했던 자기 자신의 옛 자세를 반추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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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본 값은 행복이 아니다. 나는 항상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 또한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자 최대한은 삶으로부터 성장하는 일이다. 여기서 쉬이 무너지지 않는 즐거움이 온다. 어느 순간 부쩍 성장해서, 예상했던 모습과 다른인생을 누리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것이 삶의 선물이자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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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사랑
이서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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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것은 부서진다. 부서짐은 아프다는 걸 이제야 안다. 죽음 가까이 다가갔다 돌아온 남자는 내게 말했다. 삶의 축복을 누리라고. ‘삶‘과 ‘사랑‘이 맞닿아 있듯, ‘live‘와 ‘love‘ 또한 닮아 있음을 그의 글에서 확인했다. 도처에 부추기는 사람투성이다. 그들 덕택인지 몰라도 나는 아직 봄밤처럼 혼곤히 사랑하고 늦은 아침처럼 나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랑과 우정으로 흥건한 날들이다. 결국 어떤 형태든 사랑은 축복이란 말은 옳다. 연애하듯 우정을 쌓는 나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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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사랑
이서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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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지극히 사랑한다고 느낄 때면 낮게 출렁이듯 슬픔이 찾아온다. 밀물은 언젠가 썰물이 되고 해는 지고 계절은 하얗게 지나갈 테고 시간은 결코 같은 얼굴로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짐작하면서.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고갱의 그림 속 질문이 더 절절하게 와닿는 이유는, 나의 존재만이 아니라 나와 너의 관계를 두고 우리의 존재를 함께 묻기 때문이다.
나의 사라짐보다 더 슬픈 것은, 어쩌면 사랑하는 누군가를 먼저보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랑하는 누군가의 오고 감을 알 수도 헤아릴 수도 짐작할 수조차 없으리라는 서글픔, 어쩌면 너를 먼저보내고도 네 간 곳을 알지 못해 헤매듯 이 세상에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막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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