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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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말할 수 없는 사랑이란 말은 뭘까?"
나는 때로 사랑이라는 건 그 자체로 의미를 품고 있지 않은, 그저 질량이 있고 푹신거리는 단어일 뿐이라고 느끼곤 했다. 나와 연경이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순간을 세어보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서로가 그 말을 그 자체로서 받아들이지 못할 때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말을 제대로 듣고 있지 않을 때조차 마치 우리 사이의 빈 공간을 메우려는 것처럼 그 말을 쏟아냈다. 구멍이 뚫린 튜브에 계속해서 호흡을 불어넣는 것처럼. 그러나 우리의 말들이 완전히 무의미했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라는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 더이상 아무 뜻도 남지 않은 언어라고 멈추지 않고 채워가는 것 외에 무엇을, 형체를 잃어가는 우리가 우리를 유지하기 위해 그 일 외에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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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ㅣ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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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걸린다는 건, 타인에게 내 행복을 맡겨둔 것과 같다. 살아 있는 순간에 감사하고 모든 것이 소중해지는 순간에도, 통증은 불현듯 찾아온다. 변덕스러운 사랑처럼. 그러면 나는 무너진다. 내 의지가 이니라는 것. 내 선택과 잘못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의 유약한 마음에 내 인생이 달려 있다는 생각에 자존심 상하고 화가 난다. 왜 하필 나야? 억울하고 분할 때마다 나는 글을 썼다. 내가 작가여서가 아니다. 내 친구에게 배운 방법이다. 친구는 괴로울 때마다 마음을 기록했다. 그리고 아무도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자신만의 마음을 간직했다는 생각 덕분에 견딜 만해진다고 했다. 누구에게 맡겨놓은 마음이 아니니까. 그렇게 평안을 찾고 난 후,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향해 돌아가곤 했다. 천천히,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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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ㅣ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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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유로 서로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는 이미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일은 가능하면 겪지 않는 편이 좋았다. 우리는 시련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 말은 미신과 다를 바 없었다. 아무리 없애려 애써도 매번 다시 나타나는 거미를 내몰 방법이 없으니, 그냥 행운을 가져다준다거 생각하며 함께 사는 것. 지네를 영험한 동물이라고 믿고 사는 바로 그런 것처럼.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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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ㅣ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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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란스러웠어. 너무 내 것이라서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어떤 마음 때문에, 나는 너희의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어.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내 마음이라면, 나는 이걸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 방식으로 우리가 몰랐던 마음들이 만난다면,그것으로 나는 새로운 것을 알 수 있게 되겠지.
그리고 새로운 것을 읽을 수 있겠지.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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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지 않아도 삶은 지나간다 바쁘게.
나탈리는 바쁘게.
울고 실망하고 환멸하고 분노하면서, 다시 말해 사랑하면서.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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