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때가 있었고,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한 때도 있었다. 최소한 삶을 꾸리기는 했다. 어떤 종류의 삶? 그냥 삶. 나는 살았다. 쉽지는 않았다. 그렇긴 하지만,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것이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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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첫눈입니까 문학동네 시인선 151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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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인가 스쳐지날 때 닿는 희미한 눈빛, 더듬어보지만 멈칫하는 사이 이내 사라지는 마음이란 것도 부질없는 것 우린 부질없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친 일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낱낱이 드러나는 민낯을 어쩌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날 듯 말 듯 생각나지 않아 지날 수 있었다 아니라면 모르는 사람을 붙들고 더욱 부질없어질 뻔하였다 흩날리는 부질없음을 두고 누구는 첫눈이라 하고 누구는 첫눈 아니라며 다시 더듬어보는 허공, 당신은 첫눈입니까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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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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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친구였어. 좋은 것도 그렇게 표현했고 나쁜 것도 그렇게 표현했지.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하지만 그는 반대로 내 말투가 무미건조하다고 싫어하더군. 나는 대부분의 감상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거든. 나중엔 이것이 문화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우린 자주 그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말버릇을 흉내내며 말장난을 즐겼지. 나중에는 서로 조금씩 노력하자고 합의했어. 나는 분명하고 명확하게 말하기로, 그는 과장하거나 비약하지 않고 표현하기로, 그랬는데, 지금은 그 약속을 후회해. 그 친구를 내버려둬야 했어. 그랬으면 정말로 죽고 싶어졌을 때 ‘죽고 싶다’라고 말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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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로드무비 - 다른 사람이 되길 바란 적이 있어? 아무튼 시리즈 13
김호영 지음 / 위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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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사랑하는 유일한 나라는 바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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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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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작정으로 마시고 있는 거지. 살고 있는 것이 슬퍼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적적하다는 둥 외롭다는 둥 하는 그런 여유 있는 것이 아니고 슬픈 거야. 음침한 탄식의 한숨이 사방 벽에서 들릴 때, 자기들만의 행복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지 않으냐 말이야. 자기의 행복도 영광도 살고 있는 동안에는 결코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사람은 어떤 기분이 들까. 노력, 그런 것은 다만 굶주린 야수들의 밥이 될 뿐이지. 처참한 사람이 너무 많아. 그럴듯하지?"
"아니요."
"사랑뿐이 없는 거지. 당신 편지 얘기랑 똑같아."
"그런가요."
나의 사랑은 꺼져 있었다.
밤이 샜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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