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퍽퍽하고 재미없는 사람이 됐고, 건강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 아름답거나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무언가를 만들기보다는 내가 쓰는 문장들이 어딘가에 조금이라도 실용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됐어. 그런 내가 좋지만, 때로는 내가 아주 융통성 없는 사람처럼, 단지 수천 수만 개의 비뚤어진 잣대들을 뭉쳐놓은 덩어리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져. 그래서 말을 잘 못하겠어, 진경아,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삶을 사는 방법조차 모른다는 사실을 들킬까 봐 겁이 나서. 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면서 그립고, 기분이 좋으면서 두려워. 내가 너한테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고맙다는 말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