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욕이나 열정을 넘어 사랑의 저 깊은 층위에 헌신이 있다면, 헌신은 곧 유일성을 묻는 과정일 것이고 그과정은 역설적으로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내포할 텐데, 그렇다면 사랑은 스스로를 얼마나 속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데 실패해온 것은 아닌지 자문하면서. 하지만 이와 같은 논리라면우리 사이에도 반드시 존재해야 했던 거짓말이 다른 거짓말들과 달리 성공적으로 유지되리라는 확신은 어디서 비롯된 것이었을까. 아마 나는 모순되고 불가해하기만 한 그 시간들마저 이
관계의 특별함을 증명하는 무언가로 믿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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