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 문학동네 시인선 132
최현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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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붓고 자라는 일들을 지켜본다 대기에 비린 냄새 섞일 때 내가 잘라버린 너를 생각한다 이제 사라져도 좋을, 나도 떠나고 너도 떠난 우리의 지난 일들이 녹고 부풀 때 우리는 꿈결 속에서 장미보다 가시로 자라길 원한다 덜컥 걸린 눈물과 비명이 살인을 닮을 때 우리가 하는 일을 철 지난 노래라 하자 잊기 위해 두고 왔는데 두고 와서 잊을 수 없게 된, 거기서, 우리의 모든 창문을 타고 또다시 미끄러져내려올 때 그게 너와 나의 한때, 소나기라고 하자 그리하여 이곳이다 네가 너를 버린 실종의 곳간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잃어버리는 소음을 들으며 여전히 숨어 잠이 드는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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