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와 헤어지고 처음으로 그에게 이별을 선고받았을 때처럼, 그가 내 연인이 아니라는 사실에,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 없음에 완전히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그를 더는 사랑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그와 다시 연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별개로, 그와 다시 연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앞에도 사랑했었다‘는 그 생생한 감정이 나를 완전히 짓눌러버렸다. 그를 또다시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져 혼란스러웠고, 나는 쓰고 싶었던 것조차 완전히 잃어버려 도무지 끝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이제는 손쓸 도리 없이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는 이제 내가 만든 소설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시간 속에 존재하는 사람이란 걸 느낀다. 그리고 그 시간은 오직 글을 쓸 때에야 비로소 열린다는 사실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부당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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