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이 무엇이든 그건 남일동에 살지않는 사람이 가질 법한 마음이고, 결국엔 흔한 동정심이나 위선에 불과하다고 폄하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밤 나는 정말 없애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 안에 한번 똬리를 틀면 이쪽과 저쪽, 안과 밖의 경계를 세우고, 악착같이 그 경계를 넘어서게 만들던 불안을, 못 본 척하고, 물러서게하고, 어쩔 수 없다고 여기게 하는 두려움을. 오래전 남일동이 내 부모의 가슴속에 드리우고 나에게까지 이어져왔던 그 깊고 어두운 그늘을 정 말이지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