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외진 곳
장은진 지음 / 민음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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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펑년보다 포근한 겨울이 될 거라고 기상청에서 떠들어 대도 첫눈은 꼭 내렸다. 늦더라도. 반드시. 그건 마치 늦더라도 기필코 뭔가를 ‘이룬다’거나 ‘해낸다’는 뜻 같기도 했다. 그러니까 저 눈은 지금 높은 데서 떨어지면서, 부딪치고 깨지면서 무언가를 이루고 있는 셈이었다. 녹아 없어지면서 드디어 해내고 마는 것이었다. 뭔가를 이루거나 해내는 것이 저렇게 흔적 없이 사라지는 방식이라면 남자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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