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에게도 외로울 때가 있었다. 때때로 나는 단지 누군가가내 머리를 만지고, 감겨주고, 목덜미에 묻은 머리카락을 털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미장원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그 상태로 시간이 갈수록, 나는 외로움에 지치는 것이 아니라 단단하고 강해졌다. 생채기 위로 세월이 덧쌓였다. 묵었던 상처를 뚫고 새로운 상처가 파이고, 그 위로 다시 굳은살이 박혔다. 어떤 환부에는 약도 시간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오로지 익숙해지는 것으로만 잊을수 있는 통증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나에게 맞는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오히려 나를 지켜주는 것이 그동안 나를 결박해온 그 어둠이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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