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 죽은 듯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나는 혀로 달을 만질 수 있는 비상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 달은 선선하고촉촉했으며 자꾸 커졌다. 사랑의 협약 따위에서 알게 된 건,
시간이든 마음이든 커지면 아프게 된다는 것이다. 달이 점점 커지자 밥을 삼키는 것도 힘들어졌다. 내 혀는 달의 뒷면을 핥아보려고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닿을 듯, 닿지 못했다.
뒷면은 뱃속의 태아처럼 신비하고 고요한 것, 영원히 꺼내 지 않고 둔다면 평화는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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