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히 들여다보곤 했다. 아버지가 만든 첫번째 영화에 대한 기사였는데, 리뷰 내용 대부분이 호의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좀체내 마음을 떠날 줄 모르는 짧은 문장이 하나 있었다 기사 말미의 문장으로, 이 문장에서 그 비평가는 아버지의 영화를 "젊은천재의 간과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묘사했다. 이후 세월이 흐른뒤 깨닫게 된 것인데,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아버지를 용서할 수있었던 것은 어쩌면 그 단어들과 그것들에 실린 무게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부엌 식탁에 홰를 친 새처럼 앉아, 만트라를 암송하듯이, 나는 머릿속에서 그 단어들을 되풀이해 중얼거렸다.
내가 그 단어들을 충분히 여러 번 말하면, 그 뉘앙스를 모사하면, 분명 모든 것이 그 단어들처럼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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