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카이퍼 - 리처드 마우가 개인적으로 간략하게 소개하는
리처드 마우 지음, 강성호 옮김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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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경하는 분을 만나는 일은 설렌다. 이 책이 그랬다. 대학시절 선교단체 동기들이랑 세계관 공부의 연장선상에서 읽었던 아브라함 카이퍼의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는 신선했다. 분명하고 단호하면서도 풍부했다. 놀라움이었다. 이런 분이 있다는 것이. 네덜란드의 수상까지 지내신 신학자 출신의 정치가라니. 개혁주의 전통에 있는 복음주의권 신학자로서 현실문제에 반응하는 정치가. 그래서 나는 그를 내 마음 속에 담아두었다. 당대 아브라함 카이퍼로 인해 네덜란드는 놀라울 정도로 깊이를 갖춘 나라가 되었다는 얘길 들었다. 그러나 이후 그에 대해 더 공부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그러한 아브라함 카이퍼에 대한 안내서를 만났다. 리처드 마우가 소개하는 <아브라함 카이퍼>, 소제목이 그렇다. 리처드 마우는 <버거킹에서 기도하기>, <무례한 기독교> 등으로 기독교 윤리의 사회적인 차원에 대한 태도의 문제를 잘 짚어내는 저자이자 전 풀러신학교 총장이다. 그러한 ‘리처드 마우가 개인적으로 간략하게 소개하는’ 안내서라고. 이 책은 거장 아브라함 카이퍼로 가는 오솔길을 내 준다. 그것도 지금 현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식견 있으신 분이 가이드를 해준다니. 그 얼마나 감사하고 설레는 일인가! 이 책에는 그러한 설렘이 있다.

 

  그 거장을 만나는 오솔길로 한번 들어서보자. 그 진입로에는 분명한 표지판이 있다. 이 책은 깊이있는 연구서나 전기가 아니라고. 짧고 개인적인 소개서이자 입문서라고. 그러하기에 감안하고 읽으라는 것이다. 거장을 소개하는 리처드 마우의 <아브라함 카이퍼>는 두 개의 길로 이어져있다. 한 길은 카이퍼의 신학과 문화를 알 수 있는 길로서 1장에서 제시한다. 그 길에는 여러 공원들이 조성되어 있다. 그러한 공원에는 각각의 키워드로 제목이 붙어있고, 이를 통해서 우리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사상의 굵직굵직한 줄기를 알 수 있다. 칼빈주의, 문화사명, 다형성(pluriformity), 영역주권(sphere sovereignty), 중재하는 구조, 대립의 개념 등 각각의 공원에 조성된 이러한 아브라함 카이퍼의 사상의 층위는 다 이해하기에는 벅찰지 몰라도 그저 조금씩 맛을 보고 큰 그림을 그리기에는 좋다. 그리고 중반을 넘어서면 두번째 길이 나타난다. 그 길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브라함 카이퍼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보여주는 그림 전시관들이 놓여있다. 그와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보다 온건했던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 그리고 인종 문제에 있어서의 한계를 지적한 신카이퍼파들, 지금 시대에 있어서 새로운 종소리를 내어야하는 세계관 운동의 이미지, 그리고 하나님이 인내하시는 시간으로서의 지금의 정치와 다원주의의 흐름, 또한 이슬람에 대한 이해까지. 짧지만 깊이있고, 거장을 만나는 짧은 대화 속에 비타민이 있다. 아브라함 카이퍼에게 가는 이 오솔길에 한번 들어선다면 아브라함 카이퍼를 좀 더 알고 싶은 욕심이 들 것이다. 거장에게 가는 오솔길에 한걸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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