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10 - 자유로운 삶으로 초대하는 십계명 탐구
숀 글래딩 지음, 임고은 옮김 / 죠이선교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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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때 일이다. 내가 출석하던 교회는 주일을 정확하게 잘 지키길 원하셨다. 그리고 실제로 주일이면 어느 부서든, 누구든 주일학교 간식을 사거나 허투로 돈을 쓰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토요일 밤 12시가 되면 공부하던 것도 멈추고, 주일 밤 12시가 되면 공부를 시작해야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였으니...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공부하는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가 공부도 잘 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했기에 오히려 그 말은 우리 속에 영향력이 더 커졌고, 때론 죄책감을 주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청년 시절을 보내면서 안식일을 지키는 것과 주일 성수는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자주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일이 안식일이 되지 않고 더 많은 일들로 분주한 청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주일은 더 많은 일과 사역으로 안식할 수 없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때에 만났던 아브라함 헤셀의 <안식>과 마르바 던의 <안식>은 내게 안식일의 의미를 새롭게 또한 분명하게 되새기도록 도와주었다. 이를 통해 나는 꼭 주일을 안식일로 지키지 않아도 괜찮았고, 오히려 예배가 갖는 의미를 멈춤이라는 의미 속에서 하나님께 맡김으로 되새김질 할 수 있었다. 또한 주중에 하나님과 함께하는 진짜 안식의 시간을 보냈다. 내가 속한 교회와 교단이 그렇게 강조했던 ‘주일 성수’는 사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는 그 십계명의 말씀의 현대편 해석인 셈인데, 이 계명이 내게 새롭게 와닿았던 것이다. 이런 것이었다면 왜 좀 더 우리가 알아듣도록 설명해주시지 않으셨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소위 말하는 온고이지신이 되지 않은 것이다. 옛 것이 무슨 의미이고, 왜 그렇게 의미가 있는지, 좋은 전통은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언어 감각으로 새로이 설명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십계명의 명령을 ‘온고이지신'해주는 책이다. 지금의 문화에서 십계명은 어떻게 이해되어야하는지를, 그리고 그 십계명이 현대에도 아주 유용하며 필요하다는 것을 지금의 언어로, 특별히 ‘이야기'로 잘 풀어낸다. 이 책의 원제목이 <TEN: Words of Life for an Addicted, Compulsive, Cynical, Divided and Worn-out Culture>이다. 거칠게 번역해보자면 <십계명: 중독적이고 강박적이며, 냉소적이고 분열되어 지친 문화 속 삶을 위한 말씀들>! 책은 커피숍에서의 10주에 걸친 십계명을 두고 벌어지는 토론의 장이다. 이는 마치 존이라는 목사님의 설교를 위해 도와주는 커피 타임인 셈이다. 그 속에는 믿는 이도 있고,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기독교적 성향을 가진 이도 있으며, 은퇴한 법학교수에서 집사, 알코올 중독 경력의 소유자, 중년 여성, 여고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월요일 아침에 커피숍에서 만나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된다. 이는 마치 교회 밖의 또 다른 교회,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영적인 나눔까지 이어지며, 삶의 고민들까지 상담이 되어지는 ‘일상교회’(팀 체스터와 스티브 티미스의 책 제목, IVP)의 한 모습처럼 보여진다. 그들이 토론하는 주제도 십계명을 순차적이 아닌 제10계명으로부터 역순으로 제1계명까지 전개된다. 이러한 주제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현대적 삶에서 십계명의 위치와 이에 대한 적용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챕터별 제목도 '시기에서 만족으로/ 제10계명', '기만에서 진실됨으로/ 제9계명', '절도에서 관대함으로/ 제8계명', '배신에서 신의로/ 제7계명' 등 읽고 싶게끔 너무나도 잘 조율된 현대적 번역을 이루어냈다. 그 구체적인 그 한 예를 제시하자면 '기만에서 진실됨으로/ 제9계명(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 파트에 등장하는 SNS와 관련된 부분이다. “친구의 약점이나 실패담이 페이스북에 올라오면, 친구만이 함께 아파해 줄 수 있는 걱정거리가 아닌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는 것이 되니까요. 간단히 댓글을 남기거나 ‘좋아요’를 표시할 대상이 되는 겁니다. 세상에, 좋은 일도 아닌데 ‘좋아요’라니요!”(88쪽) 이처럼 읽다보면 좋은 인사이트들이 참 많다.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빨려들게 하는 힘이 있다. 반면에 일반 소설처럼 그렇게 속도가 잘 붙지는 않는 면 또한 있다. 십계명을 현대적 해석으로 잘 풀어내서 우리에게 이야기로 풀어주는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 일독을 통해 십계명을 새로이 되새김질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적용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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