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
김기현 외 지음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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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들이 자라가면서 질문을 던진다. "아빠 삼위일체가 뭐야?" ... "엄마와 아빠가 둘이지만 부부로 하나잖아. 하나님이랑 예수님이랑 성령님이 세 분인데 하나님으로 하나야. 그런 거야! ^^;;" 어떻게 답할까를 고민하다가 그렇게 답한다. 뒷얘기는 뒤로하고... 또 한 번은 급한 마음에 빨간불인 줄 알면서도 차를 몰아 지나가면 아들은 묻는다. "아빠 왜 빨간불인데 지나가?" 예리하다. 철두철미하다. "미안해. 아빠가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랬네."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그럼, 아빠 규칙을 어겼네!"한다. 어이쿠! 나의 삶의 적나라한 모습은 어느 사이에 자녀들에게 각인된다. 그들은 나의 많은 말만큼이나 아니 말보다도 더욱 나의 삶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서 나에게 여러 가지를 묻고 그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어한다. 그러한 질문에 대해서 윽박지르지 않고 답해주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제 7살, 5살 자녀를 둔 아비의 마음이 이러할진대 중, 고등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할꼬?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서 써 내려간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는 그러한 아버지와 아들의 영적 대화로 가득 채워져 있다. 잔잔히 전해지는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는 양희송 대표의 말처럼 '반칙'이다!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그 관계가 부러워서이고 질투어린 시기심 반, 나도 이만큼 잘 해야 할 텐데 하는 반성의 마음 반이기도 하다.

고3 아들이 묻는 질문에 대한 아버지의 답변이라...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 마냥 그렇게 흘러가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뭔가 다른 것이 있으니 책으로까지 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악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으면서 "바로 우리가 그 대답이 되어야 해!"(32쪽) 하는 부분에서 '아!' 하는 외마디 반응이 나왔다. 내 맘에 있는 답이 여기 있구나 하는 맘의 해갈. 정직한 질문에 대한 진실한 답변. 마치 예전 라브리 공동체를 지었던 프란시스 쉐퍼가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했다. 우리 저변에 흐르는 심도 깊은 질문에 대해서 정직하고 예리하게 물으면 그에 대해 명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답변을 내놓는 모습. 헐리우드 영화로 치자면 정말 맷집이 좋은 아놀드나 람보가 등장하는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질문도 만만치 않고 그 하나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방식도 대단하다. 내가 고3 때 어느 정도였나 하고 고개가 갸우뚱거릴 정도로 질문을 잘 뽑아내는 당찬 모습에서 좋은 아버지를 만난, 또한 좋은 멘토들과 친구들을 둔 이 녀석이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또한 그에 대해 나 역시도 대답이 궁색해지는 어떤 부분에서는 역시 종교철학 박사답게, 또한 목회자 아버지답게 '슥삭'하고 답을 내놓으시는 모습에 든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웬만한 펀치에는 끄득 없는 모습에 믿고 읽어나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럼 그 다음은 어떤 질문일까 궁금해지기도 했고,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답할까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기적에 대한 질문에서 "기적이 신앙의 기초가 아니기 때문이야. 기적이 아니라 십자가와 부활이 신앙의 초석이지."(48쪽) 하는 말에서는 자연스럽게 밑줄을 긋게 되었다. "신앙은 기적을 낳지만, 기적이 반드시 신앙을 만들지는 못해. ... 신앙은 기적을 일으키지만, 기적을 추구하지는 않는 거야."(49쪽) 예정에 대한 질문에서도 "아파하는 자 옆에서 네가 아픈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지 않고, 그 사람과 함께 아파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야."(165쪽) 하는 부분에서도 자연스레 눈길이 가고 마음이 담겼다. 아버지와 아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건져내는 깨우침과 가르침은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무거우면서도 가벼웠다. 그것은 대화이기 때문이었고, 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진솔하면서도 묵직한 대화이기 때문이었다.

글로 오고가는 대화이기에 신학적인, 학문적인 가르침도 있었고, 그렇지만 아이가 이해하도록 쉽게 쓰려 노력한 흔적으로 인해 누구에게든 쉽게 추천할만한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갖게 되는 의문들, 때로는 감히 하지 못했던 질문들까지도 아들이 대신해주니 편한 마음으로 다가가게 되고, 아버지는 척척박사마냥 대답해주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하게 되었다. 실은 이러한 대화가 우리네 삶에서, 또한 청년들과의 사역현장과 삶 가운데서도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만 한정지어지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삶으로 주고받는 영적 대화 말이다. 우리의 삶의 현장 곳곳에 이미 어느 정도 있지만 이러한 대화가 더 풍성해지길 기도한다. 이 책이 교회와 가정에서 그러한 소통의 도구로, 주고받는 영적 대화의 좋은 매뉴얼로 활용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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