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에쿠니 가오리 - 호텔선인장 

 호텔선인장은 이웃에 대한 이야기다.
오이. 2. 모자 라 불리는 세친구는 호텔 선인장에 투숙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성격도, 생김새도, 중요시 여기는 가치도 다들 달랐다. 그렇지만 어느샌가 그 투숙객들은 이웃이 되어버렸다.
예상치도 못하게 그들의 인생은 다른 사람과 만들어가는 추억이 생겨버렸다.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즐기고, 경마장에서 돈을 잃은적도, 한여자를 세명 모두가 좋아했다가 세명 모두 실연당하는 일도,
오이네 고향에 여행차 놀러간 기억도 이젠 그 세명이 뚜렷하게 간직할수 있는추억이 되었다.
소소한 일상속에 그들이 함께함으로 많은 일을 기억할수도, 많은 생각을 할수 있게 된다  그 모든게 작은행복으로 그들에게 찾아왔다.
숫자의 생일날, 그의 생일을 가장 가까운곳에서 축하해준건 가족이 아닌 '이웃' 이라는 존재였다.
오늘날 이웃지간이란 말은 이미 잊혀진 낱말 같이 들린다. 텁텁한 도시속 타인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안주려는 듯  '나' 자신에게만 중요하게 여긴다
뒤돌아 보면  나 또한 그랬다. 옆집에 사람이 사는지, 살지 않는지 채 몰랐고  어렸을적 놀러갔던 이웃집 이라는 추억도 이젠 추억만 남았지, 더이상의
이웃집은 없는 모양이다. 호텔선인장의 세친구는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것이 아니다. 먹고, 자고, 또는 일하거나 혹은 놀거나 평범한 일상속 이야기인데
그들은 왜 나와 다를까? 왜 특별한 빛이 날까? 다르게 보이는 삶이 아니지만 호텔선인장의 이웃들은 우리에겐 없는 특별함을 간직하고 있다.
가족보다 더 가까이에서, 늦은 저녁 고민상담에 문을 두드려도 표정 하나 일그러지 않고 대답해줄 그런 인생의 이웃들.
같이 울고, 같이 웃는 그런 소소한 이웃말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호텔선인장이 첫번째가 되었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는 문체가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너무나 좋았던 그녀만의 문장,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
 


  계절은 아름답게 돌아오고, 재미있고 즐거운 날들은  조금 슬프게 지나간다. 

 
모자는 말없이 물끄러미 앉아 있습니다. 약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올려다보니 자기 방의 창문이 보입니다.
그 아래가 오이의 창, 또 그 아래가 2의 창입니다. 두 사람 모두 깊은 잠에 빠져 있을 것입니다.
모자의 추억은 검은 고양이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추억이란,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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