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키츠 러브레터와 시
존 키츠 지음, 김용성 옮김 / 바른북스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200년 전 영국에 20대 중반에 결핵으로 요절한 젊은 청년이 있었다. 그가 5년 남짓한 기간에 남긴 글이 아직도 남아 그를 영국의 유명한 낭만주의 문인으로 손꼽히게 하고 있다.

젊은 시인 존 키츠가 그의 연인 패니에게 쓴 러브레터와 시를 읽게 되었다. 러브레터를 쓰던 시기 그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몸이 아파서 매일 누워있고, 약을 먹고, 집 밖에는 나가지도 못하는 일이 허다했던 듯하다. 경제적으로도 돈이 떨어지고 있었다는 내용도 있다. 이쯤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절망할 것이다. 하지만 병마와 경제고, 여기에 더불어 동생의 죽음도 그의 타고난 감성과 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눈을 어둡게 하지 못했다.

그가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많은 부분은 오늘은 몸이 참 좋아졌다는 말로 시작한다. 연인에게 찬사를 보내고, 사랑을 노래하는 부분은 지루하거나 상투적이지 않다. 문인으로서 과장이 들어갔을 지언정 아름답다. 심지어 연인에게 섭섭함을 이야기 할 때도 부드럽고 아름답게 전달한다. 그가 쓴 시에서 공간, 망상, 자연, 시간, 계절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많은 광경들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머금고 재탄생한다. 사람들 누구에게나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창이 있다면, 그는 유독 아름답고 반짝이는 창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편지는 그가 죽기 직전 년도 여름에 끝난다. 그는 편지의 서두에 몸이 좋아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함께하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던 것 같다. 마지막 몇 개월 간의 내용에는 연인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에 대한 질투, 멀리 떠나는 것에 대한 불안감 등이 담겨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름다운 글을 쓸 줄 알고, 연인에게 절절한 젊은이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떳다니 안타깝다.

삶이 지겹고 불만스럽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200년 전 20대 중반에 삶이 끝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는 뛰어난 재능과 아름다운 연인을 뒤로 하고 세상을 등졌다.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누구못지 않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줄 알고, 자신의 짧은 인생을 뜨겁게 불사르고 간 사람이다. 그는 자신에게 불평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길지 않은 삶을 의미있게 살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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