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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부처는 고민이 없다냥 - 고양이처럼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84가지 방법
미야시타 마코토 지음, 김희은 옮김 / 한빛비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불교 경전, 특히 법구경은 반야심경 등과 결이 다르다. 반야심경 등은 철학적인 측면이 강했다면 법구경은 짧은 격언의 형태로 서술되어 있어 불교에 전문적이지 않은 사람들도 명언집을 읽듯이 친절하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의 목적을 잃거나 방황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법구경이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불경에 관심이 없다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종교의 가르침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하는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 다름 아닌 동물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종교적 가르침이 아무리 교훈적이고 훌륭해도 인간인 이상 끊임없이 고뇌하고 잘못을 반복하기 마련이라 실제 실천으로 옮기기에는 꽤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동물들은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는데, 오히려 그 충실함이 인간과 같이 복잡한 고민 따위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동양사상, 특히 불교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연스럽게 불교의 가르침과 고양이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발견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법구경의 귀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전해주기 위해 고양이 부처가 찾아왔다.
법구경이 집필된 시기가 시기인 만큼, 지금 시대와는 일부 맞지 않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고양이 부처는 우리에게 반드시 전해주고자 한 메시지 84개를 엄선하여 소개한다. 우선 너무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 법구경의 메시지를 고양이 언어(?)로, 그리고 고양이 식의 해석으로 소개한다.
사서 고생하는 인간임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욕심 때문에, 질투 때문에, 혹은 더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 때문에 만족할 줄 모르고 더욱 발버둥 친다. 부처가 되기 힘든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반면 고양이가 부처로 등장한 것은 영원한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변하므로 걱정하거나 집착할 필요가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짧은 토막글들로 이루어져 있어 가볍지만 메시지만큼은 제법 묵직하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에 하나씩 읽어도 좋고, 그날그날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좋을 것이다. 백날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불교의 기초 용어도 친절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도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