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글자 한빛비즈 문학툰
SunNeKo Lee 그림, 정이립 옮김, 너새니얼 호손 원작, Crystal S. Cha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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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을 저지른 죄로 가슴에 'A'라는 표식을 달고 살게 된 헤스터 프린. 사람들의 멸시를 감내하면서도 겸손과 인내, 선행을 잊지 않는다. 자신이 있는 곳으로 찾아온 남편 칠링워스의 온갖 계략에도 굴하지 않은 채, 사생아 펄의 아버지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모든 것을 스스로 감내한다. 세월이 흐르며 헤스터 프린의 A는 간통에서 능력’, ‘천사A로 의미가 변화한다.

 

이미지 효과는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전에 글로 읽었을 때는 제목과 함께 헤스터 프린에 초점을 맞추어 읽었다. 반면, 만화로 다시 읽게 되니 이번에는 아서 딤스데일 목사에 몰입이 되는 것이었다. 비단 제목 주홍글자는 헤스터 프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라는 것의 일반화된 명사이고, 좁게는 헤스터 프린뿐만 아니라 아서 딤스데일과 칠링워스, 넓게는 죄가 필연인 우리 인간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주홍글자는 죄에 대한 낙인이다. 헤스터 프린이 멸시를 당하면서도 표식을 떼지 않고, 아서 딤스데일 목사도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며 고통을 겪었다는 것에서 주홍글자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글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주홍글자는 과오를 저지르는 인간은 어떻게 죄에 대처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모든 것을 감내하는 헤스터, 괴로워하고, 스스로 합리화하려하다가 늦으나마 모든 것을 용기내어 고백한 딤스데일,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은 안중에도 없는 칠링워스. 각 인물의 유형은 인간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상이다.

 

만화로 주홍글자를 읽었을 때 상당히 핵심을 잘 짚었다고 생각했다. 줄거리를 잘 요약한 것도 훌륭했지만, 헤스터 프린에게만 집중되기 쉬운 작품의 내용을, 주변 인물에게도 비중을 잘 분배했다. 딤스데일의 혼란함, 칠링워스의 집착도 섬세하게 잘 표현하여 에 대한 인물의 다양한 대처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헤스터의 딸 펄의 표정을 통해 헤스터가 느끼는 죄의식의 두려움도 잘 표현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정성을 잘 들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헤스터 프린의 'A‘ 문자에 있었다. 만화책 특성상 1도 인쇄를 하고 A는 먹으로 색칠해도 됐을 것을, A를 부각시키기 위해 A를 빨갛게(인터넷상에서는 C로 출력된다) 채색하여 2도로 인쇄했다. A 하나만 채색하며 굳이 인쇄비용까지 높인 바 이건 진심이 아니면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른 시리즈도 전부 다 읽을 생각이다...! 4권밖에 없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계속 출간할 것이라고 믿는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요새 만화책은 퀄리티도 좋다. 소년조선일보 어린이 만화 코너에 익숙하다 이런 작품을 보니 그저 감개무량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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