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 하 을유세계문학전집 56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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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날짜와 몰아치는 과제들때문에 정독하지 못 하고 다급하게 읽은 것이 안타깝다.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면 다시 읽어야지.


내가 죄와 벌을 펴들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소냐를 통한 구원'장면이었기에,

상편에서 그리고 하편 6부가 끝나갈 때까지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소냐의 엄청난 활약까지는 없어서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에필로그. 에필로그가 정말 두 권으로 나눠 진 이 긴 소설의 백미이자 궁극적 목적이라고 해도 무방한 것 같다.

사실 소냐에 의한 라스콜니코프의 구원 장면은 정말 담담하게 그려졌지만 그 몇 페이지를 읽는 짧은 순간동안에 나는 소름이 쫙 올랐다.

내가 왜 그렇게까지 소름 돋았는지 나조차도 이해안가지만 정말로 그랬다.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일 분이라도 빨리 기숙사를 떠나던 나를 붙잡았던 에필로그.

나의 이 희열을 같이 나누면서 해소할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게 너무 슬펐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흥미가 갔던 인물은 로쟈도 아니고, 소냐도 아니고, 스비드리가일로프였다.

상권에서 몇 번 언급되면서 회생 불가한 완전히 막돼먹은 인물이구만 인식이 확고이 심어져있었는데,

웬걸,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상권과 하권을 나눠놓더니 흥미로운 모습을 잔뜩 보여준다.


물론 하권에서도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아직 못된 인물로 그려졌지만

라스콜니코프보다 먼저, 그리고 두냐에 의한 구원이 아닌 두냐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통해 스스로 구원받는다.

그리고 그 구원의 과정이 매우 눈길을 끈다.

이 을유문화사 버전은 뒷 부분에 작품 해설이 담겨있는데 그 해설부에서 스비드리가일로프의 구원의 과정이 매우 깊이 있게 다뤄져 있어서 좋았다.

자신의 방으로 두냐를 데리고 가서 문을 잠근 것은 실제로는 두냐가 아닌 스비드리가일로프 자신을 감금한 것이며,

저항하는 두냐와 총을 던져버리고 눈물 흘리는 두냐를 보면서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애욕이 아닌 동정심을 느꼈다.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이전의 나쁜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지위를 박탈당한 것으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권총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더라. 그리고 그 마지막 날까지로 가는 중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라 해야하지... 내 표현력이 너무 짧다... 하여튼 저절로 넋놓고 집중하게 되더라.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다쓰다보면 얼마나 길어질지 감도 안 온다.

라스콜니코프의 비범한 사람에 관한 논문, 루쥔같은 인물의 특징이나 그런 것들 다 말하고 싶은데 도저히 어떻게 정리가 안 된다.

기약없는 다음으로 미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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