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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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각으로 본 세상은 뜨겁지만 차가운 언어는 정제되어 있다. 그녀의 시각에 잠시 동화되어본다. 세상은 아프지만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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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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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이란 서적이 얼마나 좋은 책인지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독자에게도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는지 물으면 쉬이 답변을 얻기가 어렵다. 많은 사람들에게 좌절을 안겨주었던 책 월든. 이 책을 다른 방식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명문장 365편을 모아 만든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책을 통해 저자의 생각과 문장들을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실제 일기문과 좋은 발췌문이 많아 순식간에 한 권을 넘긴다. 길지 않은 문장들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이렇게 쉬이 읽혀도 되는가 싶을 정도다. 천천히 읽고 싶다면 그 문장을 음미해 보자. 부드러운 문장 이면에는 한 치 더 깊어질 수 있는 삶의 모델을 제시한다. 한 장씩 넘기다 보니 어느새 한 권을 다 읽었고, 갑자기 일기가 쓰고 싶어졌다. 다른 독자들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꼭 한 번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은 책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

왜 우리는 그토록 절박하게 성공하려 하고, 그토록 절박하게 일을 벌일까? 어떤 사람이 자신의 길동무와 보조를 맞추어 걷지 않는다면, 아마도 다른 북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나 침착하게 가든, 얼마나 멀리 가든, 자신에게 들리는 음악에 맞춰 걸어가게 내버려 두라. 사과나무나 떡갈나무만큼 빨리 열매를 맺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라고 할 것인가?

4월 26일 | 맺는말 '월든'

이 책의 많은 이야기는 계절과 자연을 이야기하고 삶에 대한 단상을 담고 있다. 소로는 자연을 그리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 계절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라. 그 공기를 호흡하고, 그 음료를 마시고, 그 열매를 맛보고, 그 영향력에 자신을 맡겨라. 모든 자연은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연을 담을 줄 아는 작가가 없음에 한탄하고 자연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적는 작가. 산책할 때는 감각을 더 자유롭게 풀어 주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이 남는다.

과거의 글이다 보니 독특한 비유법이 많았다. 굶주린 개에게 주는 뼈다귀처럼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이 우리에게 던져졌다. 우리는 그 골수까지 빼먹게 될 것이다. 알 것 같지만 알기 어려운 비유법. 위 인용문처럼 멋진 문장도 있으나, 재밌는 비유법도 다수 찾을 수 있었다. 여러 방법으로 읽는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재밌는 책이다.

지식을 향한 나의 욕망은 이따금 멈출 때가 있지만, 내 발이 모르는 저 위 공중에 내 머리를 두고 싶은 욕망은 영원하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성과 연민이다. 불분명한 소설이나, 그 부족함이 갑자기 드러나는 예전의 지식을 넘어서는 최상의 지식이 어떤 경지에 이를지 나는 모른다. 우리가 철학에서 꿈꿔 온 것보다 하늘과 땅에서 더 많은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한 발견은 태양이 환히 비치면서 안개가 걷히는 것과 같다.

2월 29일 | 걷기(1862)

잠언 같은 글귀와 함께 삶에 대한 다양한 작가의 시각을 볼 수 있는 글도 많았다. 정치와 삶에 대한 태도 등도 다양하게 보여주었다. 투표를 게임이라고 묘사한 글은 인정할 수 없지만, 작가는 삶과의 동행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집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교과목을 투표하는 글 등 투표에 관한 몇몇 글을 볼 수 있었다. 저자는 투표의 결과는 인정해야 하지만, 투표를 하는 대중의 지혜를 인정하지 않는듯하다. 너무 자연을 사랑하는데 반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애정은 없는 듯 보이기도 한다.

나는 실험을 통해서 적어도 이것만은 알게 되었다. 꿈을 향해 자신 있게 나아가고, 상상했던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 기대하지 않았던 평범한 시간에 성공을 만난다는 것. 허공에 성을 지었다고 해도 당신이 실패했다고 할 수는 없다. 성이 있어야 할 자리가 바로 그곳이다. 이제 그 밑에 토대를 놓으면 된다.

12월 25일 | 맺는말 '월든'

자연을 예찬한 작가. 무한한 가능성을 지식보다 자연에서 찾은 소설가. 그의 주장과 나의 의견을 완벽히 일치 시킬 순 없으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꿈을 향하는 삶을 얼마나 아름다운지. 작가도 독자도 꿈을 꾸는 삶을 살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에게서 적는 도전과 격려의 문구는 어떤 잠언의 글귀보다 멋지다. 도전하는 삶은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과정일 뿐. 이제 토대를 놓으면 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힘을 얻는다.


이 에세이와 유사한 글이 인문학에 들어가는지는 의문이다. 이 책을 어느 분야로 구분 지어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다. 작가는 의미 없다 말할 테지.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읽은 독자들은 자연을 사랑하는 이 소설가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의 문장을 사랑하고, 그의 감성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그의 다른 책을 읽고 싶어 하거나, 일기를 쓰고 싶어질 수도 있다. 하나같이 좋은 영향력이라 이 책의 선한 영향력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진다. 읽기에 부담이 없어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664067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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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짧은 소설 1 : 시스터후드 (워터프루프북) 민음사 워터프루프북
최진영 외 지음 / 민음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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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작아서 들고 다니며 읽기 좋았습니다. 여러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매력적인 책이라 생각해 다른 시리즈도 구매했는데 시리즈 1편이 없는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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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무용지물 MYZM Vol.1 - 무용하고 아름다운 예술가 인터뷰집
비러프(be rough) 지음 / 비러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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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무용하다. 아니 세상의 시각이 예술을 무용하게 만들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쓸모없어진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인터뷰집 '무용지물'. 예술도 주목받지 못하고 말하면서 그들이 주목하는 건, 예술이라 칭해지는 것 중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들에 집중한다. 일상적이거나 혹은 일상적이지 않거나, 주목받지 못하거나 익숙하지 않기에 외면당하거나, 인디 혹은 마이너라 칭해지고, 주류에 순응하지 못했기에, 누군가는 엇나같다고, 또 다른 누군가는 쓸데없는 일을 한다고 말할 세상에게 '그게 뭐 어때'라는 듯 바라보는 편집자들의 시선은 젊다. 이 잡지는 젊기에 할 수 있는 따뜻한 감각이 아닐까.

코미디 잡지로 독립출판을 하는 '록셔리 월드'의 현영석 작가는 제멋대로 사는 삶을 너무 좋아해서 잡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인터뷰는 너무 일상적이라 무용하다고 말하나, 그가 구매한 것은 생필품이라 살아가는데 필수적이고, 잡지를 만드는 행위는 본인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무엇하나 무용하지 않다.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지만, 창작은 '생존'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는 창작집단 표착인류. 글을 그들에게 하나의 치유이고 삶의 순간들이다. 생존을 위한 순간은 그 어떤 것도 무용하지 않다. 무용해질 수 없다.

등단을 해야만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등단하지 않고 시인이 된 사람 김선오. 그는 무용함이 시를 구원한다고 말한다. 목적이 없는 문학은 보다 정직해진다. 시인이여서 일까, 말과 단어 하나하나가 아름다웠던 인터뷰. 그의 글이 어디에 정착할지가 궁금해졌다.


편집자는 인터뷰의 말미에는 최근에 한 무용한 일을 묻는다. 무용한 일은 무용하기에 그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무용한 듯 보이나 무용하지 않은 일들이었다. 삶의 매 순간 내가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다 해도 그것은 결코 무용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런 무용한 예술가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신들 가슴 속에 있는 것들을 뱉어낼 대나무 숲이 아니었을까. 너무 좋아서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가치를 마주하는 시간. 예술이 주는 무용함의 구원은 결코 무용하지 않았다.

'무용지물' 잡지의 서문에는 책을 읽은 이들이 예술적 행위, 그 무언가 하고 싶다면 그 자체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예술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 어떤 때보다 무언가를 쓰고 싶어졌다. 이 잡지는 현재 알라딘과 커넥츠북에서만 확인이 되었다. 앞으로 보다 많은 곳에서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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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 연습
레몽 크노 지음, 조재룡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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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상황이 수백가지의 문장으로 분화된다. 쓰는이에게도 읽는 이에게도 기발한 놀라움과 재미를 선사한다. 글을 조금 더 재밌게 써 볼 수 있지 않을까 설레임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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